"나에게만 평화를"…우크라이나에 포탄 날리고 성호 그은 푸틴

박영국 2023. 1. 8. 11: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벌여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원흉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블라디비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정교회의 성탄절(7일)을 맞아 예배에 참석해 성호를 긋는 이중적 모습을 보였다.

푸틴은 심지어 러시아 정교회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지지했다며 감사를 표하기까지 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 정교회의 이같은 태도에 분노해 수많은 정교회 신자들이 정교회 성탄절인 1월 7일 대신 다른 기독교인들 대다수가 기념하는 12월 25일로 돌아선 상황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크렘린궁 안에 있는 대성당에서 열린 성탄절 예배에 참석했다. ⓒAP/뉴시스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벌여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원흉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블라디비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정교회의 성탄절(7일)을 맞아 예배에 참석해 성호를 긋는 이중적 모습을 보였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푸틴은 7일(현지시간) 대통령 관저인 크렘린궁 내 교회에서 성탄 전야에 시작된 자정 예배에 참석했다. 공개 축하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크렘린궁을 택한 것은 본인에 안전을 우려한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푸틴은 심지어 러시아 정교회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지지했다며 감사를 표하기까지 했다. 그는 성탄절 메시지에서 “사회를 통합하고 우리의 역사적 기억을 보존하며 젊은이들을 교육하고 가족 제도를 강화하는 데 러시아 정교회와 다른 기독교 종파들의 대단히 건설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점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 조직들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에 참여하는 우리 전사들을 지원하는 것을 우선시한다”면서 “이렇게 방대하고 복잡하고 진정 사심 없이 일하는 것은 진심 어린 존경을 받을 만하다”고 칭송했다.


TV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는 예배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성호를 긋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푸틴은 지난 6일 성탄절을 기념한다며 36시간의 휴전을 명령했다고 했지만, 이는 거짓인 것으로 밝혀졌다. 우크라이나는 푸틴의 휴전 명령에 대해 “시간을 벌어 재정비하려는 모스크바의 책략일 뿐”이라고 일축했고, 실제 휴전 선언 이후에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 수많은 포탄을 날렸다.


푸틴이 정교회 성탄절에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은 국민의 70%가량이 믿는 정교회의 힘을 빌려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고 러시아 내 반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러시아 정교회는 수많은 무고한 이들의 희생을 초래한 러시아의 침략전쟁을 ‘성스러운 투쟁’으로 미화하며 푸틴의 권력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는 관영 방송 인터뷰에서 신자들이 이번 전쟁을 ‘러시아의 세계’를 보존하고 슬라브 땅을 모스크바의 영적·정치적 영도에 두기 위해 서방과 벌이는 성스러운 투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 정교회의 이같은 태도에 분노해 수많은 정교회 신자들이 정교회 성탄절인 1월 7일 대신 다른 기독교인들 대다수가 기념하는 12월 25일로 돌아선 상황이다.


다만 이날에도 우크라이나 정교회 수장인 에피파니우스 총대주교는 정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성지 중 하나인 키이우 동굴 수도원에서 성탄 예배를 주례했다. 그는 예배에서 러시아를 ‘적’으로 지목하며 침략 전쟁을 비난했다.


에피파니우스 총대주교 “한 나라로서 우리는 이웃 모두를 이해하며 평화롭게 살기를 추구했으나 적은 비열하게도 평화를 깨뜨리고 우리 땅을 침략했다”며 “피를 흘리고 죽음의 씨앗을 뿌리며 우리의 정체성 파괴를 기도했다”라고 비난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