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엽 "이도엽은 몰라도 '나쁜놈'이라고…DM도 많이 와" (소옆경)[엑's 인터뷰①]

최희재 기자 2023. 1. 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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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배우 이도엽이 '소방서 옆 경찰서' 비하인드를 전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이하 '소옆경')는 범인 잡는 경찰과 화재 잡는 소방의 공동대응 현장일지, 타인을 위해 심장이 뛰는 이들의 가장 뜨거운 팀플레이를 그리는 드라마다. 올 하반기 시즌2를 앞두고 있다.

극중 이도엽은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 당대표 마중도(전국환 분)의 망나니 아들 마태화 역을 맡았다. 포악한 금수저 마태화는 자신에게 유일하게 맞서는 진호개(김래원)와 대립을 이어갔다.

이도엽은 최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엑스포츠뉴스 사옥에서 종영 인터뷰를 나눴다.

이도엽은 "작품 성격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데 사고 없이 잘 끝났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많은 시청자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마태화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많은 사랑을 받아서 더 좋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도엽이 연기한 마태화는 시즌1에서 진호개에게 위기를 가져다준 인물이다. 이도엽이 본 마태화의 첫 인상은 어땠을까.

이도엽은 "끌리진 않았다. (웃음) 저보다는 좀 더 멋진 분이, 그냥 봐도 멋스럽고 꾸미지 않아도 되는 분이 해야하지 않나 생각했다. 그래서 사실은 방송되고 난 뒤에는 포털사이트를 아예 안 봤다"고 답했다.

이어 "'이 인물이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 설득력이 있을까' 고민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게 '연기'처럼 보이면 안 되지 않나. 정말 그 사람 자체로 보여야 박수를 받는 거니까. 그래서 어떻게 하면 연기로 보이지 않고 저렇게 나쁜 인간일 수 있을까, 접근하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또 이도엽은 "연기적으로는 자신감이 있었다. 어떻게든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런데 뭘 안 만들어내도 드라마의 큰 주축이 될 수 있는, 정말 멋들어지고 스타일리시한 사람이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이 드라마에 누를 끼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옆경' 시즌1은 최고시청률 10.3%를 달성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닐슨코리아 제공) 인기를 체감하는지 묻자 "아직 제가 이도엽인지는 모르신다. (웃음) 그래도 '나쁜놈, 빌런' 이런 얘기를 해주시는 걸 보면 '보고 계시는구나' 싶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현실에서 알아보시는 분들은 역할 때문인지 되게 조심스러워 하신다. 친근하게 다가오시는 게 아니라 계산하고 나갈 때 조심스럽게 인사해주시거나 한다. 얼마 전에 촬영 감독의 단골 식당을 갔는데, 서비스를 주셨다. 그 친구가 10년 동안 다니면서 서비스를 받은 적이 없는데 사장님께서 저를 알아보시고 주셨다. 기분 좋고 감사한 경험이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또 이도엽은 "회사 공식 SNS에 너무 진지하게 '마태화 상무님, 그만하시죠', '선한 역할을 하셔야 하는 거 아니냐', '그렇게 살지 마십시오' 하는 댓글도 달아주시고 DM(다이렉트 메시지)도 많이 보내주신다. 그때 제가 '잘했구나' 느꼈다. 욕을 많이 먹을수록 연기를 잘했다는 거니까.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기도 하다. 인기가 생기는 만큼 그 이상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나"라고 전했다.

이도엽은 최근 뿌듯함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연극하는 후배가 제 댓글을 계속 모니터를 했다더라. 근데 어느 순간부터 이도엽, 이도엽 연기라는 말이 많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전해줬다. 대범한 척 했지만 '그래도 알아봐주시는구나' 조금씩 체감하고 있는 것 같다. 또 신경수 감독이 신 끝나거나 분량에 대해서 문자로 '멋졌어요' 이런 식으로 얘길 해줄 때 가장 많이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현장에서 반응이 올 때가 제일 좋다. 마태화가 워낙 사건사고를 많이 내니까 아버지가 겁을 주려고 저를 생매장하려고 하는 신이 있다. 야산에서 팬티바람으로 찍었는데 땅이 얼굴 물이 계속 차오르고 있었다. 사실 그 장면을 찍고 며칠 좀 아팠다"며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이도엽은 "그 장면은 정말 살기 위해서 처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불쌍함, 안쓰러움을 떠나서 처절함이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연기를 했는데 헤어 실장님이 고맙다고 어깨를 툭툭 쳐주시더라. 이유를 물으니, 연기자로서 인물로서 애써주는 게 모니터로 느껴져서 같이하는 멤버로서 너무 고맙다고 해주셨다. 정말 기분 너무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마태화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묻자 "처음에 테스트 할 때는 정말 스타일리시한 옷들을 많이 입었다. 헤어에 브릿지도 넣고 의상도 핑크색, 빨간색, 깃털 날리는 롱코트까지 대체적으로 화려했다. 당시 모델은 모 그룹의 여성 임원 분이셨다. 옷을 정말 멋지게 입고 다니시는 분이었는데, 그분의 사진을 걸어놓고 이분이 어떻게 말을 하고 행동할까 그런 쪽으로 많이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에 재정비를 할 때 PD님이랑 촬영본을 편집실에서 보면서 서로에게 '이게 맞나?' 질문을 던졌다. 둘 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싶었다. 인물이 묵직하게, 느와르 장르에 나오는 인물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염색도 다시 하고 의상도 슈트 쪽으로 바꿨다. 연기 톤과 음성을 바꾸는 작업들을 다시 했다. 그리고 모델이었던 그분의 사진을 떼고, 묵직한 이미지의 배우분 사진을 걸어놨다"고 말했다.

이도엽은 마태화 역할에 대해 "물건으로 치면 핵잠수함을 생각했다. 바다 밑에서 표류하고 유영하고 있는 잠수함의 엔진 소리, 그 움직임을 생각했었다. 저는 연기할 때 사물이나 동물, 음악으로 많이 접근을 한다. 음악으로는 클래식을 들으면서 몰입을 했다. 마태화는 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주변을 다 태워버리면 끝나지 않나. 그런데 물은 휩쓸어버린다. 그런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답했다.

남다른 슈트핏과 댄디한 비주얼 또한 화제였다. 이도엽은 "마태화가 슈트를 많이 입으니까 몸매 관리를 했다. 제가 승부수를 걸 수 있는 건 슈트라고 생각했다"며 "앞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댄디하고 젠틀맨처럼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돌아섰을 때는 그 이면의 모습이 보여야 한다고 느꼈다. 지금은 또 다른 의미로 관리를 하고 있다. 시즌 2를 위해서 제 나름대로 계획한 게 있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엑's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박지영 기자, SBS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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