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리그팀에도 고전한 토트넘 1.5군, 전력보강은 필수
[이준목 기자]
▲ 2023년 1월 7일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 토트넘 홋스퍼 대 포츠머스의 경기. 토트넘 홋스퍼의 알피 디바인과 해리 케인이 경기 후 악수하려는 모습. |
ⓒ 로이터/연합뉴스 |
무관 탈출이 절실한 토트넘은 우승 가능성이 있는 FA컵에서 1.5군을 가동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브리한 힐, 파페 마타르 사르, 올리버 스킵, 다빈손 산체스, 자펫 탕강가, 프레이저 포스터 등 그동안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한 벤치멤버나 유망주들에게 대거 기회를 줬다.
하지만 최전방만큼은 부동의 주전인 케인과 손흥민이 다시 선발로 나섰다. 데얀 쿨루셉스키, 히샬리송 등 공격진이 대거 부상을 당하여 대체선수가 부족했던 팀 사정상, 두 선수는 불과 하루 휴식 후 FA컵 경기를 또 선발로 소화해야 했다.
지난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오랜 골가뭄을 끊어내고 리그 기준 9경기, 117일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기쁨을 맛봤던 손흥민은, FA컵에서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에 도전했다. 하지만 포츠머스가 초반부터 라인을 깊숙이 내리며 밀집수비를 구축하며 빈틈을 파고들기가 쉽지않았다.
손흥민은 케인-힐과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며 끊임없이 공간 침투를 시도하거나 슈팅을 노렸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후반 3분 좌측면에서 박스 안으로 침투하던 에메르송 로얄에게 연결된 크로스였다. 하지만 에메르송의 헤딩 슈팅은 간발의 차이로 골대를 맞고 빗나갔다. 만약 득점으로 이어졌다면 손흥민의 어시스트와 2G 연속 공격포인트로 이어질 수 있었기에 아쉬운 장면이었다.
답답하던 토트넘의 공격에 해결사는 역시 케인이었다. 후반 들어 토트넘의 선제골이 터졌다. 후반 4분 세세뇽이 상대 박스 앞에서 연결해준 공을 케인이 이어받아 드리블로 수비를 흔들며 슈팅으로 연결했고 득점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이후로도 공세를 이어갔지만 추가골을 넣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이날 양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5회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문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전무했다. 볼터치 77회, 패스정확도 88%, 키패스는 2회였다. 활발하게 움직였지만 체력문제와 골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여전히 최상의 폼은 아직 찾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경기가 종반까지 팽팽한 한골차 승부였던 탓에 손흥민과 케인은 교체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결국 풀타임을 소화해야 했다. 축구통계전문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결승골을 넣은 케인에게 최고점인 8.04점을 줬지만 손흥민은 평점 6.72에 그쳤다.
힘겹게 경기는 이겼지만 로테이션 멤버들의 활약상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은 토트넘에 또다른 고민을 남겼다. 힐, 사르, 탕강가, 스킵, 산체스 등은 전력상 한 수 아래로 꼽히는 포츠머스를 상대로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왜 콘테 감독이 주전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만 다시 확인시켰다.
중원을 책임져야 할 스킵과 사르는 주전인 호이비에르와 벤탄쿠르의 빈 자리만 확인시켰다. 힐은 빠른 스피드와 적극적인 돌파시도는 돋보였지만 불안정한 볼터치와 크로스로 종종 공격의 맥을 끊으며 오히려 상대에게 역습의 빌미를 내주기도 했다.
토트넘은 현재 케인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지나치게 심하다. 지난 시즌 득점왕을 차지했던 손흥민이 올시즌 기복과 골가뭄에 빠진 데다 2선 자원들의 줄부상이 겹치며 케인의 부담이 더 커졌다. 특히 최근 공식전 4경기 연속 전반전에 무득점에 그칠만큼 초반에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비진 역시 팰리스와 포츠머스전에서 2경기 연속 클린시트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상위권 팀들과 비교할 때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콘테 감독은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통하여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현재 토트넘의 선수구성은 콘테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구현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콘테 감독은 케인과 손흥민이라는 월드클래스 공격수들을 데리고도 이들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토트넘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톱4 재진입과 FA컵 우승이 현실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1월 이적시장에서 다시 한번 전방위적인 전력보강이 필요해보인다. 현재 토트넘은 케인과 손흥민의 부담을 덜어줄 백업 스트라이커 자원, 과거의 크리스티안 에릭센처럼 공격수들을 지원하고 경기운영을 풀어줄 창의적인 플레이메이커, 수비 안정을 위한 센터백과 라이트백의 보강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에릭 다이어, 에메르송 로얄, 위고 요리스 등 기존 주전들의 기량이 떨어지고 있는만큼 즉시전력감의 대체자를 구하는 것이 시급하다.
현재 토트넘은 밀란 슈크리니아르(인테르), 페드로 포로(스포르팅). 루슬란 말리노프스키(아탈란타) 등 여러 선수들의 이름이 영입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다른 빅클럽들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는 핫한 선수들이어서 콘테 감독이 원하는 만큼의 영입이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갈 길 바쁜 토트넘은 오는 16일 전통의 라이벌이자 올시즌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스널과의 '북런던더비'를 앞두고 있다.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못하고 있는 손흥민의 부활과, 새로운 선수들의 수혈을 통하여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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