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도 포효했다…황희찬, 리버풀전 시즌 첫 골

황희찬이 리버풀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직후 동료 선수와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희찬(27)이 올 시즌 첫 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골 맛을 본 건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만이다.

황희찬은 8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2~23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 3라운드(64강전)에서 1-2로 뒤진 후반 21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18분 교체 카드로 그라운드에 투입된 지 3분 만이었다.

카타르월드컵 본선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끄는 득점포를 터뜨린 기억이 선명하지만, 황희찬이 울버햄프턴에선 좀처럼 득점포를 터뜨리지 못 했다. 골 맛을 본 건 지난해 2월 아스널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이후 11개월 만이다.

득점 직후 활짝 웃으며 동료들과 자축하는 황희찬(오른쪽). 리버풀전에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AFP=연합뉴스

선제골을 넣은 뒤 연속 실점하며 1-2로 뒤집히자 로페테기 감독은 후반 18분 황희찬을 비롯해 3명의 선수를 한꺼번에 교체하며 공격에 무게를 실었다. 그리고 이 선택이 적중했다. 3분 뒤 황희찬과 이적생 마테우스 쿠냐가 득점포를 합작하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중원에서 볼을 받은 황희찬이 리버풀 문전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아크 부근에서 쿠냐에게 볼을 건넨 뒤 문전으로 쇄도했다. 왼쪽 측면에서 볼을 받은 쿠냐가 황희찬의 움직임을 읽고 땅볼 리턴 패스를 시도했고, 황희찬이 몸을 던져 슈팅을 시도했다. 볼은 리버풀 센터백 코나테의 발에 걸린 뒤 황희찬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대 안쪽으로 흘러 들어갔다. 올 시즌 황희찬의 첫 골.

후반 36분엔 황희찬의 패스를 팀 동료 토티 고메스가 슈팅으로 연결해 역전골을 합작할 뻔 했지만, 해당 상황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리버풀전 동점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얼싸안고 기뻐하는 황희찬(오른쪽). AFP=연합뉴스

그간 황희찬의 득점포가 주춤했던 건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엔 5골을 넣었지만, 이번 시즌엔 득점 없이 도움 2개가 전부였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 그라운드를 밟을 기회 자체가 부족했다.

하지만 새 사령탑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팀 플레이에 최선을 다 하는 공격수’라는 이미지를 심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차츰 출전 시간을 늘려가는 중이다. 여기에 더해 득점포까지 가동하며 향후 전망을 밝혔다. 축구 통계 사이트 소파스코어는 경기 후 황희찬에게 평점 7.4점을 매겨 울버햄프턴의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황희찬의 동점골에 힘입어 강호 리버풀과 2-2로 비긴 울버햄프턴은 반드시 승부를 가려야 하는 대회 규정에 따라 추후 재경기를 치러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한 팀을 가린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