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상경대 아름이'...인서울 경영·경제학과 '남초' 바뀐 까닭

장윤서 2023. 1.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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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를 찾은 수험생이 설명회 정보를 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상위권 대학 상경계열 입학생 중 남학생 비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도입되면서 나타난 변화로 풀이된다. 이번 입시에서도 통합수능의 영향으로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경제학과 성비 7:3…경영학과는 역전


8일 서울 소재 대학 6곳(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의 지난해 신입생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영‧경제학과의 남학생이 1년 새 최대 1.4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경제학과는 2021년 55%였던 남학생 비율이 2022년에는 63%로 올랐다. 고려대 경제학과는 신입생 중 남학생 비율이 65%에서 72%로 높아졌다. 전통적으로 ‘남초’인 화공생명공학과(73%)와 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과거 공과대학은 여학생이 드물어 '공대 아름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이제는 상위권 대학의 상경대학 에서도 여학생이 줄고 있다.

여학생이 비교적 더 많았던 경영학과는 성비가 역전되기도 했다. 연세대 경영학과는 남학생 비율이 49%에서 56%로 높아져 과반을 차지했다. 고려대 경영학과는 50%에서 57%로, 성균관대 경영학과는 42%에서 50%로 각각 상승했다. 중앙대 경영학과도 43%였던 남학생 비율이 지난해 59%로 크게 올랐다.

다만 조사 대학 중 서울대와 서강대는 경제학과에선 남학생 비율이 높아졌지만, 경영학과는 여학생 비율이 오히려 더 높아졌다. 성균관대 경제학과와 중앙대 경제학과는 사회과학계열로 입학하는 개방형 전공모집으로, 분석에서 제외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수학 1등급 74%가 남학생…‘문과 침공’ 계속될 듯


상경계 ‘남초’ 현상은 통합수능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합수능 첫해인 2022학년도 수능에서 수학 1등급 학생 중 남학생 비율이 75.3%로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학 표준점수가 높은 이과 남학생 다수가 상위권 대학의 상경계 학과로 교차지원하는 '문과 침공'의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계는 이러한 현상이 이번 입시에서도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수능에서도 남녀 간 수학 점수 차가 확연히 나타났고, 상위권 학생들이 교차지원을 많이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능 수학 1등급 중 남학생 비율이 74%에 달해 여전히 남녀 격차가 크다.

탐구영역에서 과학탐구를 선택한 이과생이 인문계열에 지원해도 크게 불리한 점이 없다는 것도 교차지원의 이유다. 임 대표는 “사실상 모든 상위권 대학에서 수학 경쟁력이 있는 이과생이 유리한 구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종로학원이 지난해 수험생 98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과생 53.8%가 교차지원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 입시에서도 교차지원 양상이 전년도와 비슷하다고 본다”며 “다만 과학·사회탐구 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가 줄어들면서 합격자는 조금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호 “문과 학생들 불리, 조정 필요하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3년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통합수능에서 선택과목 간 유불리가 있다는 지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교육 당국은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학가는 통합수능이 불러오는 변화에 아직까지 신중한 분위기다. 서울 한 사립대 관계자는 “이과 학생들이 상경계열 학과로 교차지원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한 해의 입시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올해 선발결과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과 학생들이 불리한 그런 부분들은 조정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대학교육협의회를 통해서 대학 측의 개선 노력 같은 것들을 유도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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