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역시 '가짜 9번'이 딱… 내려가서 뛸 때 진가 발휘된다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서 공을 기다리기보다 2선으로 내려가 뛸 때 토트넘홋스퍼 공격이 더 살아난다. 케인 한 명만 봐도 팀을 위한 희생이라기보다 자신의 장점을 더 살릴 수 있는 위치다.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2-2023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를 치른 토트넘이 리그원(3부) 팀 포츠머스에 1-0 승리를 거뒀다.
포츠머스는 2000년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토트넘과 경쟁했던 팀이지만 2010년 강등 이후 재정 위기까지 겪으며 한때 4부인 리그투까지 떨어졌고, 2017년부터 리그원에 머물러 있는 팀이다.
토트넘은 골키퍼부터 중원까지 폭넓은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했으나 공격진만은 변화의 여지가 없었다. 준주전급 공격자원 데얀 쿨루세브스키, 히샤를리송, 루카스 모우라가 모두 부상으로 빠져 있었다. 사흘 전(현지시간 기준) 리그 경기와 마찬가지로 손흥민, 해리 케인, 브라이언 힐을 선발로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앞선 리그 경기에서 크리스털팰리스에 4-0 대승을 거뒀지만 공격 전술이 개선되진 않았다는 걸 노출한 경기였다. 토트넘은 팰리스 상대로 더 적은 슛에도 불구하고 결정력이 앞서며 대승을 거둔 바 있다. 벤치 멤버들이 대거 출장하자, 상대가 3부 구단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공 점유율을 슛으로 바꾸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오른쪽 윙어 힐은 왼발잡이다. 원래 왼쪽에서 뛰는 걸 더 선호했지만 토트넘에서는 꾸준히 오른쪽 윙어를 소화할 수 있는지 테스트받아 왔는데, 이날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포츠머스 수비가 대비하고 있는 가운데 힐이 드리블로 흔들지 못하고 백패스를 반복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유망주 사르도 공격적인 재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지만 이날은 이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패스 방향이 그리 위협적이지 않은 횡 패스 위주였고, 종종 압박을 뚫고 시도하는 패스는 부정확했다.
전반 막판부터 토트넘 공격이 강화되기 시작해 후반전에 한결 위협적인 공격이 이어졌는데, 경기 초반과 가장 큰 차이는 케인이었다. 케인이 최전방에 머무르지 않고 2선으로 내려가면서 지공의 위력이 살아났다.
선제골이 대표적이었다. 케인이 2선으로 내려가 공을 잡았다. 이때 손흥민은 왼쪽 측면으로 벌려 서 있었고, 대신 윙백 라이언 세세뇽이 기습적으로 문전에 침투해 있었다. 케인이 세세뇽에게 패스를 줬다가 돌려 받으면서 페널티 지역 가장자리에서 강슛을 날려 득점했다.
케인의 패스 능력도 눈에 띄었다. 후반 13분 케인이 브라이언 힐에게 찔러 준 절묘한 패스가 대표적이었다. 힐의 발에서 공이 튀었지만 옆에 있던 올리버 스킵에게 운 좋게 연결됐는데, 스킵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속공 상황에서는 케인이 전방으로 뛰기보다 오히려 뒤로 내려가면서 공을 받고, 이때 손흥민과 힐 등 빠른 선수들이 전방으로 파고들면서 케인의 연계 플레이를 살리는 것이 더 위력적이었다.
케인은 문전에서 약간 떨어졌을 때도 득점력이 충분한 선수다. 거리를 가리지 않는 슛으로 골을 터뜨릴 수 있으며, 오히려 문전에 머무를 때보다 압박이 덜한 2선에서 더 많은 슛 기회를 잡는 측면도 있다.
더 중요한 건 토트넘 미드필더들의 전진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전방으로 공을 투입하지도, 몰고 올라가지도 못하는 미드필더들이 많다. 3-4-3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가 단 두 명이라 뚫리면 뒤를 봐주는 선수가 없기 때문에 과감한 플레이를 하기도 힘들다. 결국 공격수 중 한 명이 내려가서 배급까지 해 줘야 하는데, 토트넘에서 이 역할의 적임자는 케인이라는 것이 몇 년째 입증돼 왔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데얀 쿨루세브스키까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케인 외에는 위협적인 공격 루트를 개발하지 못했다. 결국 토트넘의 답은 케인이다. 케인이 더 자주 내려가서 공을 뿌리면, 손흥민의 득점력도 자연스레 회복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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