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덮친 미국, 스키장 문 닫은 유럽...한국에 닥칠 '나비효과'
최근 미국에서는 혹한과 눈보라가 동반된 '폭탄 사이클론'이 전역을 휩쓸며 8개 주에서 최소 60명이 사망했다. 특히 뉴욕주 버팔로시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27일까지 약 254cm의 눈이 쏟아졌는데, 이는 버팔로시 역사상 최단시간에 가장 많이 내린 눈으로 기록됐다.
반면 같은 시기 대서양 건너편 유럽은 여름 날씨가 나타났다. 새해 첫날 유럽에서는 폴란드·네덜란드 등 최소 8개국이 역대 1월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는 18.9도, 스페인의 빌바오는 수은주가 25.1도까지 치솟았다. 해발 2000m 알프스도 낮 최고 기온이 20도까지 오르며 스키장이 문을 닫았다.
"한국 1월 중순 5도 가량 높을 듯"
북반구 곳곳의 이상 기후는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상청은 한국이 유럽의 영향 등으로 1월 중순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5도 가량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반구의 기상 현상은 바람이 미국→유럽→한국 순으로 서에서 동으로 영향을 준다.
이상 기후의 시작은 지구 온난화다. 온난화 영향으로 북극에서 내려온 차가운 공기와 미국 남부에서 올라온 따뜻한 공기가 만나 미국 내륙에 강한 저기압이 생겼다. 이에 따라 대서양 왼쪽에 강한 고기압이, 오른쪽엔 강한 저기압이 형성된다. 서유럽 왼쪽에 생성된 이 저기압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남쪽의 따뜻한 공기를 서유럽에 불러왔다. 이것이 서유럽 이상 고온의 이유다.
서유럽에 쌓인 따뜻한 공기는 동유럽에 고기압을 만든다.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고기압이 북쪽의 찬공기를 끌고 내려오면서 모스크바는 기온이 -20도까지 떨어졌다. 동시에 우리나라 서쪽에는 저기압이 발달했다. 이 저기압 영향으로 한반도 기온은 올라가기 시작했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월요일인 9일부터 한 주간 날씨는 평년보다 5~6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 분석관은 "설까지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생성된 저기압과 고기압이 우리나라의 따뜻한 1월 날씨를 불러온 것이다.
13일에는 서울 기준 낮 최고기온은 11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이날 강원도 영서지방도 최고기온이 9도까지 오르고 전라·경상 일부 지역은 15도, 제주도는 17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다만 바람이 서에서 동으로 불기 때문에, 저기압이 이동해 한국에 상륙하면 강수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일부터 전국이 날씨가 흐려지기 시작해 13일 오후와 14일 오전 전국에 비가 올 확률을 90%로 예보했다.
물론 현재 생성돼 있는 저기압과 고기압의 발달과 소멸 여부에 따라 예상은 달라질 수 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 분석관은 "미국은 남북 면적이 크기 때문에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공기의 강도도 강하고 남쪽에서 멕시코만을 따라서 들어오는 수증기도 굉장히 많아 엄청나게 큰 저기압이 만들어질 수 있지만, 한국은 그 정도는 아니다"라며 "우리나라는 기압계가 동에서 서로 원활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미국같은 극한 기후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겠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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