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4억8천만원"…베일 벗은 美 빅테크 연봉

캘리포니아주 올해부터 급여 투명화법 시행
일부 기업 상하한액 10배 차이…'실효' 의문

미국 빅테크 로고.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급여 투명화법을 시행함에 따라 애플, 구글, 메타 등 실리콘밸리 빅테크들의 연봉이 공개됐다. 직무에 따라 다르지만, 애플이 최대 4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지급하고,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주요 엔지니어들에게 3억원 이상의 연봉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CNBC 경제방송과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기즈모도 등에 따르면 새로운 법에 따라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지난 1일부터 채용 공고에 직종과 직무에 따른 연봉의 상하한선을 밝히고 있다.

애플 엔지니어 매니저의 연봉은 22만9000∼37만8000 달러(약 2억9000만∼4억8000만 원)다. 애플 엔지니어 매니저는 아이폰의 운영체제(iOS)를 다루는 일을 한다. 디스플레이 경력 기술자의 연봉은 11만3500∼20만7000 달러(약 1억4000만∼2억6000만 원)로 알려졌다. 와이파이 품질 관리 신입 엔지니어는 연봉 11만3500∼17만2000 달러(약 1억4000만∼2억2000만 원)를 받는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관리자에게 연간 20만5000∼28만1000 달러(약 2억6000만∼3억5000만 원)를 지급한다. 또 법무부실장에게는 19만∼25만6000 달러(약 2억4000만∼3억2000만 원), 머신러닝과 관련한 데이터 과학자에게는 19만7000∼26만9000 달러(약 2억5000만∼3억4000만 원)의 연봉을 각각 지급한다고 밝혔다.

MS는 콘텐츠디자인 디렉터 구인 공고에서 연봉 범위는 25만9000∼27만7000 달러(약 3억3000만∼3억5000만 원)라고 안내했다. 아마존의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22만∼29만8000 달러(약 2억8000만∼3억8000만 원)의 연봉을 받는다. 구글의 엔지니어링 부사장 연봉은 55만 달러(약 6억9000만 원)에 달한다.

빅테크의 연봉 정보를 모은 사이트(Comprehensive.io)에 따르면 직종별 평균 최대 연봉은 데이터 과학자가 21만2000 달러(약 2억6700만 원)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20만 달러(약 2억5200만 원), 제품 매니저 19만7000 달러(약 2억4800만 원), 제품 디자이너 18만8000 달러(약 2억3700만 원)의 순이었다.

CNBC 방송은 급여 투명화법의 취지에 맞지 않게 일부 기업들이 연봉 상하한선 범위를 최대 10배까지 벌려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기본 급여에 추가 수당 등을 포함하는 총급여 개념으로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게 최소 9만 달러(약 1억1000만 원)에서 최대 90만 달러(약 11억3000만 원)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또 본사는 텍사스주에 있으나 캘리포니아주에서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테슬라도 프로그램 매니저의 연봉(현금·주식 보상과 수당 포함)을 5만4400∼26만6400달러(약 6800만∼3억3600만 원)로 정했다.

한편 새 법은 회사나 고용주가 급여 외에 주식, 스톡옵션 및 각종 혜택이나 상여에 대한 정보를 생략할 수 있다는 허점도 지니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