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 가격 9개월 연속 하락세…밀·팜유 가격도↓

유엔 식량농업기구 발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 132.4…전달보다 1.9% 하락
곡물·유지류·육류 가격 하락…유제품·설탕↑
농식품부, 올해 식량 가격 보합 상황 유지 전망…우크라 정세·중국 수요 변화 변수

지난 5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소고기를 고르고 있다. ⓒ 뉴시스

세계 식량 가격이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2.4로 전달(135.0)보다 1.9% 하락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159.7로 최고치를 찍은 뒤 9개월째 하락세다.

FAO는 매달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해 곡물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식량가격지수를 집계, 발표한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한 수치다.

품목별로 보면 곡물과 유지류, 육류 가격은 떨어졌고, 유제품과 설탕 가격은 상승했다.

지난달 곡물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1.9% 하락한 147.3이었다. 남반구에서 수확이 진행되며 공급량이 늘어난 밀은 가격이 하락했고, 옥수수도 브라질에서 공급량이 증가해 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쌀은 아시아 수입량 증가와 일부 국가 환율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6.7% 떨어진 150.1이었다.

팜유는 주요 생산국에서 공급량이 줄었지만, 세계적으로 수요도 줄어 가격이 내려갔다. 대두유는 남미에서 생산량 증가가 전망됨에 따라 가격이 하락했다.

육류 가격지수도 113.8로 전달보다 1.2% 떨어졌다.

소고기는 주요 생산국에서 공급이 증가하고, 국제 수요는 줄어 가격이 내려갔다. 가금육은 조류인플루엔자(AI) 심화로 공급량이 줄었지만 수출 가능 물량이 수입 수요를 웃돌아 역시 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돼지고기는 유럽에서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올랐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1.1% 상승해 139.1을 기록했다.

치즈는 수입 수요가 증가하며 가격이 올랐고, 분유는 서유럽 지역 수요 감소로 가격이 떨어졌다.

설탕 가격지수는 2.4% 상승한 117.2로 나타났다.

세계 2위 규모 설탕 생산국인 인도의 수확량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태국·호주에서도 사탕수수 가공 작업이 지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올해 전반적으로 식량 가격 보합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남미 기상 상황과 우크라이나 정세, 중국의 수요 변화 등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농식품부는 업계와 함께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국제 식량 가격과 수급 상황을 파악해 국내 영향이 최소화하도록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