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도 예외 없다…티켓 ‘10만원’ 시대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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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인 러브' 11만원, '갈매기' 9만원, '미저리' 8만8000원. 최근 개막하거나, 개막을 앞둔 연극 작품들의 VIP 티켓 가격이다.
통상 6만 원 선에 머물던 연극 VIP석 가격이 2배 가까이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특히 연극계에서 티켓 가격이 10만원을 넘긴 건,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처음이다.
영화, 드라마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스타 배우들의 출연이 연극계 티켓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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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티켓 11만원 책정 ...연극계 티켓 최고가
물가상승·스타 개런티 상승으로 제작비 증가
‘셰익스피어 인 러브’ 11만원, ‘갈매기’ 9만원, ‘미저리’ 8만8000원…. 최근 개막하거나, 개막을 앞둔 연극 작품들의 VIP 티켓 가격이다. 통상 6만 원 선에 머물던 연극 VIP석 가격이 2배 가까이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특히 연극계에서 티켓 가격이 10만원을 넘긴 건,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처음이다.
영화, 드라마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스타 배우들의 출연이 연극계 티켓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세계적으로 히트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국내 초연되는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1월28일부터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는 배우 김유정과 정소민의 연극 데뷔작으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상대역도 김성철, 이상이, 정문성이 낙점됐다.
체홉의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갈매기’(2월5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는 이순재가 연출하고 직접 출연까지 한다. 거기에 오만석, 소유진, 김수로, 진지희, 강성진, 이경실 등 연극계는 물론 대중적으로도 익숙한 배우들이 다수 출연하고 있다. 2018년 초연, 2019년 재연에 이어 삼연으로 돌아온 연극 ‘미저리’(2월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는 김상중, 이일화, 길해연, 서지석 등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지난 시즌보다 1만1000원(VIP석 기준) 티켓 가격을 올렸다.
예외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연극계에서 대학로는 최고가 6만원대, 대극장은 최고가 8만원대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티켓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면이 있기도 하다. 최근 뮤지컬계에서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물랑루즈’가 각각 16만원, 18만원에 팔리고 있고 개막을 앞둔 ‘베토벤’과 ‘캣츠’는 17만원, ‘오페라의 유령’은 19만원의 가격을 내세웠다.
공연 제작사들은 물가상승률에 따른 제작비의 증가를 티켓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이유라고 입을 모았다. 연극계 관계자 역시 “전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면서 인건비를 포함한 제작비가 많이 오른 것이 사실”이라며 “뮤지컬계와 마찬가지로 연극, 특히 상업적 성격의 대극장 연극의 경우는 연출가나 작가보다는 배우에 따라 공연의 흥행이 좌우되기 때문에 높은 개런티를 주고서라도 스타 캐스팅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연극계에는 스타들을 내세운 매출 상승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상반기 연극 티켓 예매순위 상위권에는 ‘리차드3세’와 ‘라스트 세션’이 각각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리차드3세’는 황정민·장영남 등이, ‘라스트 세션’에는 신구·오영수·이상윤 등이 출연했다. 이 시기 연극 장르의 티켓판매수 및 티켓판매액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약 84%, 약 95%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스타를 캐스팅해 티켓 가격을 올리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기도 한다. 한 극단 관계자는 “지나친 티켓 가격 인상은 다른 작품들의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도미도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관객들의 극장 접근성이 떨어질까 우려스럽다”면서 “물론 물가 상승에 따른 인상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스타를 캐스팅하면서 티켓 가격을 올리는 것보단 수준 높은 작품을 통해 관객을 더 많이 모을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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