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창⋅리' 트리오, WBC에서 통할까?
경험 부족 딛고 차세대 국대 에이스 노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향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야구팀의 여정이 시작되면서 국내무대 차세대 에이스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소⋅창⋅리'(소형준⋅구창모⋅이의리) 트리오가 어떤 활약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이강철 WBC 국가대표팀 감독과 조범현 WBC 국가대표팀 기술위원장은 지난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5회 WBC 국가대표팀 최종 30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대표팀은 일본, 호주, 중국, 체코와 B조에 편성됐다. 조 2위 안에 안착해야 A조 상위 2팀과 8강에서 크로스 토너먼트를 벌여 목표로 하는 4위 이상 성적을 노릴 수 있다.
오는 3월9일 호주전을 시작으로 10일 일본전, 12일 체코전, 13일 중국전에 차례로 나선다. 전력이 크게 떨어지는 체코팀과 중국팀에는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프로리그를 운영 중인 호주팀과 일본팀이 문제다.
특히 B조 상대중 가장 강한 타선을 보유한 자타공인 최강 일본 대표팀이 고민이다. 투타겸업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신드롬을 일으키는 오타니 쇼헤이(30. LA에인절스)와 일본프로야구(NPB) 역대 일본인 단일시즌 최다 홈런(56홈런)을 기록한 무라카미 무네타카(22. 야쿠르트 스왈로스), 그리고 무네타카 이전까지 NPB를 평정했던 스즈키 세이야(28. 시카고 컵스)는 버거운 상대임에 틀림없다.
역대 WBC무대를 되짚어보면 야구대표팀은 타선보다는 투수진의 활약을 앞세워 호성적을 냈다. 해외파 못지않게 국내파 어깨들이 예상을 웃도는 활약으로 대표팀 선전을 이끌었다. 소창리 트리오는 지난 시즌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선발 투수들로 손꼽힌다.
우완 소형준(22. kt)은 소포모어징크스를 극복하고 지난 시즌 커리어하이 시즌을 일궈냈다. 27경기에서 171⅓이닝을 소화하며 13승6패 평균자책점 3.05를 마크했다. 포스트시즌(PS)에서의 강렬한 존재감은 덤이다. 평균구속은 리그평균인 144km이지만 타고난 배짱으로 구속 이상의 구위를 뽐낸다. 투심과 경기운영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났고, 마음만 먹으면 최고 152km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다.
2020시즌 전반기에 보여준 압도적인 피칭으로 인해 차세대 좌완에이스로 주목받던 구창모(26. NC)는 2021시즌까지 부상에 신음하다 지난 시즌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시즌 중반에 복귀해 111⅔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지만 11승5패 평균자책점 2.10의 호성적을 냈다. 재기의 신호탄을 쏘자마자 대표팀에 승선한 처지이지만 야구계에서 구창모에 거는 기대감이 남다르다. 최고구속 151km, 평균구속 144km로 소형준과 비슷한 구속을 가졌지만 특유의 디셉션에 구속 이상의 구위로 9이닝당 탈삼진 9~10개를 뽑아내는 파워피쳐.
마지막으로 좌완 이의리(21. KIA)는 소창리 트리오중 나이가 가장 어려지만 구위는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고 153km에 이르는 강속구도 돋보이지만 140km 중후반대를 꾸준히 찍는 평균구속이 강점이다. 슬라이더, 너클커브, 써클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 역시 위력적이다. 지난 시즌 154이닝을 소화하며 161개의 삼진을 잡아낼 만큼 대표팀 간판 닥터K로 손색이 없다. 기복만 없다면 대표팀 마운드 맨 앞줄에 세워야할 재목이다.
야구 전문가들은 소창리 트리오의 실력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준다. 다만 어떤 역할을 맡을 지는 이강철 감독의 고유권한이기에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이 감독이 계투작전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좋은 구위의 이들이 경기중.후반 투입될 것이라는 예측은 내놓는다.
88년생 동갑내기로서 이미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활약한 관록의 김광현(SSG), 양현종(KIA) 등이 앞선을 맡고 구위 면에서 빼어난 소창리 트리오가 필승 혹은 추격조를 맡는 그림이다.
배영수 롯데 자이언츠 코치는 "세 선수 전부 다 장단점이 뚜렷하지만 모두 한국 야구 이끌어갈 재목"이라며 "셋 다 구속은 충분하고, 경기운영이 중요하다. (경험이 적은만큼)첫 타자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재우 MLB 해설위원은 "세 선수 충분히 통할 실력을 가졌다. 다만 우리가 총력전 펼치는 경기는 호주, 일본 전이다. 이 선수들을 상황에 따라 끊어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구창모 선수는 특히 계투 경험 있다. 2경기 중 한경기는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은 "소형준, 이의리 선수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중국과 체코전에서 능력을 확인한 뒤 8강 무대에서 본격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구위상으로는 국내 정상급인데 이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고 국제대회에서 얼마만큼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느냐가 중요하다"며 "변화구가 중요하다 빠른 공 일변도로는 안 된다. 볼카운트 상관없이 스트라이크를 던져야"고 말했다.
손대선 기자 sds110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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