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덕분에 세계 시장서 기회” CES 달군 K스타트업
“독자 기술로 개발한 3차원(3D) 웹 모델링 엔진을 바탕으로 온라인에서 3D 디자인을 할 수 있게 하는 툴 ‘엔닷캐드’를 오는 3월 런칭할 계획입니다. 이전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고민해왔는데 이번 CES 참가로 미국 진출이 한 발 앞으로 다가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세계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3’ 유레카파크에서 만난 박진영 엔닷라이트 대표의 말이다. 박 대표는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C랩의 ‘지원 사격’을 받아 이번 전시회에 도전장을 냈고, CES 혁신상도 받았다. 3D 디자인 툴은 프로그램 용량이 크기 때문에 고사양 PC에 설치해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앤닷캐드는 여러 작업자가 협업할 수 있도록 웹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했는데, 세계적으로도 드문 기능이다.
“가능성 확인…삼성 노하우 전수”
박 대표는 “국내에서는 모델링 엔진을 대기업에 납품하며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미국 등 세계 시장까지 사업 확장이 가능할까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다”며 “혁신상 지원에도 전략이 필요한데, 삼성전자가 노하우를 많이 전수해 줬다. 그런 정보 없이 맨몸으로 부딪혔으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으니 해외 관람객의 관심이 더 큰 것 같다”며 “메타버스·모빌리티·인테리어 회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구매 문의를 해왔고, 글로벌 회사로부터 ‘우리가 찾던 기능’이라는 호평도 받았다. 글로벌 3D 디자인 툴 회사 관계자도 제품을 꼬치꼬치 물어봐 ‘알고 싶으면 직접 써보라’고 말해줬다”고 웃어 보였다.
삼성 12곳, LG 44곳, 포스코 19곳 등 스타트업 소개
유레카파크는 스타트업 기술을 한데 모아놓은 전시장이다. 특히 삼성전자·LG전자·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의 도움을 받아 CES 무대에 선 국내 스타트업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고한신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실시간으로 호응하며 현장감 있게 즐기는 메타버스 콘서트 플랫폼 ‘폴카믹스’로 CES에 도전장을 냈다. 고 프로는 “코로나19 기간 중 온라인 콘서트가 증가했는데, 단순히 영상으로 시청하는 형태가 다수였다”며 “가수·관객 간 호흡하고, 관객 간 공존 감이 중요해 웹캠을 통해 가수에게 호응할 수 있고, 인공지능(AI)으로 관객의 반응을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제적으로 가장 큰 전시회에서 우리의 아이디어를 뽐내고 평가받아보고 싶었다. CES 기간 중 블록체인·메타버스 스타트업에서 우리 플랫폼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제스처 인식 알고리즘을 협업하자는 제안도 받았다”며 “현재까진 프로토타입 플랫폼이지만, 이번 CES 참가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밖에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도심형 배달 서비스를 개발한 ‘뉴빌리티’, 개인 맞춤형 온라인 멘탈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티파이’, 망막질환 환자를 위한 마이크로 전자 눈을 만든 ‘셀리코’ 등 C랩이 육성한 사내벤처(C랩 인사이드) 4곳과 외부 스타트업(C랩 아웃사이드) 8곳을 소개했다.
“파트너와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만드는 차원”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는 사람·사회·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미래 신사업을 발굴해 CES에 소개했다. 장내 미생물 유전체를 분석해 맞춤형 질환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딕비헬스’, 가상현실(VR)을 활용해 두뇌 트레이닝 플랫폼을 운영하는 ‘뉴로트레이너’ 등 44개 기업을 혁신 기업으로 선정해 소개하고,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그룹 벤처 플랫폼’을 통해 발굴한 그래핀스퀘어 등 19개사를 소개했다. 그래핀스퀘어는 신소재 그래핀의 양산기술로 가전제품을 개발해 상용화를 이끄는 회사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전열 기구 ‘그래핀 라디에이터’는 CES 2023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CES에 소개한 건 미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상생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이석우 LG NOVA 센터장(전무)은 “파트너와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는 차원”이라며 “스타트업은 그 분야에 앞선 기술을 가진 경우가 많아 함께 협력하면 우리(LG전자)도 우리의 비즈니스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박성진 포스코홀딩스 산학연협력담당 전무는 “포스코그룹이 육성한 우수 벤처기업들이 CES를 통해 다양한 글로벌 협력 파트너들에게 노출되면 더많은 사업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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