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 가지 말랬지"…'겨루기' 핑계로 11살 제자 150대 때린 합기도 관장

재판부, 징역 2년·집행유예 3년 선고…보호관찰·아동학대 치료 강의 수강·사회봉사·취업제한 명령
피해 학생 피시방 방문 사실 알고 폭행…1시간여 동안 학대
피해 학생, 2주 치료 필요한 상처 입어…재판부 "죄질 무겁지만, 합의한 점 고려"
항소심 재판부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양형에 고려할 만한 사정변경 없다" 항소 기각

피시방에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로 11살 제자와 '겨루기'를 벌여 150회 폭행한 합기도 체육관 관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7일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상해·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호관찰, 아동학대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사회봉사 240시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 등도 명령했다.

강원도 원주에서 합기도 체육관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3월 B군과 겨루기를 하는 과정에서 온몸을 150여 회에 걸쳐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사건 발생 약 보름 전 '피시방에 가지 않겠다'고 약속한 B군에게 '약속을 어기면 합기도 띠를 주황색에서 흰색으로 바꾸겠다'는 취지의 반성문을 쓰게 했다. A씨는 사건 당일 B군이 피시방에 간 사실을 알게 되자 겨루기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군을 때려 넘어뜨리고, 일어서는 B군을 또다시 때려 넘어뜨리는 행동을 반복하며 약 150회 폭행했다.

겨루기가 끝난 뒤에도 손으로 B군을 때리거나 발로 차 넘어뜨리고, 벽을 바라보며 무릎을 꿇게 하거나 다리를 걸고 메치는 방법으로 약 23회에 걸쳐 1시간여 동안 B군을 학대했다.

이로 인해 B군은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어린 원생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1시간가량 범행이 이뤄진 점 등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무겁지만, 피해자 측과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가 표시된 점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판결 이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양형에 고려할 만한 현저한 사정변경이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