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은채 이동해 질식사" 171톤의 산천어들

안세진 2023. 1. 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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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톤.

23일간 한 축제에서 죽어가는 산천어의 양이다.

이어 "산천어축제의 메인 슬로건은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는 추억'이다. 그러나 23일간의 행사를 위해 전국 양식장에서 동원돼 사람들의 쾌락을 위해 맨손에 잡히고 사람 입에 물리기까지 하는, 무려 100만 마리 산천어를 희생시키는 산천어축제의 실상은 비정한 동물 대량 학살이자 시대를 거스르는 생명 경시의 장일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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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산천어축제 방문객들이 얼음을 깨고 낚시를 하고 있다. 사진=쿠키뉴스DB
화천산천어축제 방문객들이 산천어를 맨손으로 잡고 있다. 사진=쿠키뉴스DB

171톤. 23일간 한 축제에서 죽어가는 산천어의 양이다. 이들은 하루 수천명이 드리우는 얼음낚시 미끼를 물고 잡혀죽거나, 홀치기바늘에 몸통이 찔려 올라와 죽거나, 혹은 극심한 고통과 스트레스 속에서 굶고 쇠약해져서 떼죽음을 당한다. 동물권 보호단체는 물고기 역시 행복과 고통을 느끼는 지적 생명체라며 어류 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강원도 화천군이 7일부터 29일까지 23일간 화천천 일대에서 산천어축제를 개최했다. 화천산천어축제의 대표 콘텐츠는 산천어 잡기 체험이다. 방문객들은 얼음낚시, 수상 낚시, 루어 낚시, 맨손 잡기, 밤낚시 등을 하면서 축제를 즐긴다. 이곳은 해마다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으며 성공적인 지역 축제로 인정받고 있다. ‘대한민국이 가진 새로운 문화유산’, ‘세계 4대 겨울 축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축제’ 등의 호평을 받을 정도다.

사진=안세진 기자

동물권 보호단체는 개나 고양이뿐만 아니라 물고기 역시 명백하게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어류 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산천어는 영서 지역의 화천군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어류다. 본래 수온이 섭씨 20도를 넘지 않는 강원도 영동 지역에 서식하는 종이다. 인간의 놀잇감이 되기 위해 축제가 벌어지는 화천군으로 강제로 옮겨지는 셈이다. 

이동된 산천어들은 강제로 굶게 된다. 방문객들의 미끼를 바로 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축제에서 운 좋게 살아남았더라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살아남은 일부는 수온이 맞지 않는 곳에서 방치돼 더위 속에서 죽어간다. 

카라는 “산천어축제는 명명백백한 동물학대 축제”라며 “어류가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기관을 가지고 고통 회피 반응을 보이는 등 어류의 고통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는 지속해 발표되고 있다. 국내 동물보호법도 어류를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서 보호대상으로 인정하며 오락과 유흥을 목적으로 상해를 입히는 동물학대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동물보호법(제2조1호)에 따르면 동물은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뿐 아니라 어류까지 해당한다. 다만 어류의 경우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다. 또 두족류, 갑각류 등 무척추동물은 동물보호법을 적용받지 못한다.

사진=안세진 기자

실제 2000년대 이후 물고기의 행동, 해부구조, 생리 분야에서 이뤄진 해외연구를 보면 학계 대부분은 “물고기도 감응력이 있는 존재로 고통을 느낀다”고 결론을 내렸다. 감응력은 주변 환경을 느끼고 지각할 수 있으며 즐거움, 괴로움, 긍부정적 상태를 경험하는 능력을 뜻한다. 단순 포유류뿐만 아니라 어류, 무척추동물에게까지 감응력이 있다는 과학적 연구결과가 확대되고 있다.

카라는 “행사에 동원되는 산천어는 굶은 채 이동되며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로 죽고 행사장에 도착해서도 낚싯바늘로 온몸에 상해를 입고 죽게 된다”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산천어를 수조에 가두고 맨손, 맨발로 참여한 사람들에 의해 물 위로 들어 올려져 질식사 당하게 하는 ‘산천어 맨손잡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천어축제의 메인 슬로건은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는 추억’이다. 그러나 23일간의 행사를 위해 전국 양식장에서 동원돼 사람들의 쾌락을 위해 맨손에 잡히고 사람 입에 물리기까지 하는, 무려 100만 마리 산천어를 희생시키는 산천어축제의 실상은 비정한 동물 대량 학살이자 시대를 거스르는 생명 경시의 장일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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