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디지털시장법' 앱마켓 시장 판도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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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수연 기자] 유럽 연합(EU)판 구글 갑질 방지법인 '디지털시장법(DMA)'이 올해 5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세계적으로 빅테크 규제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구글, 애플 두 회사가 독과점하고 있는 앱마켓 업계 판도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U 디지털시장법은 사업 참여자 및 최종 이용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기업을 ‘게이트키퍼’로 규정하고 이들의 지배력 남용을 막기 위해 추진됐다. 적용 대상은 시가 총액, 유럽경제지역 내 매출 규모, EU 내 월간 사용자 수 등 여러 기준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대표적으로 구글, 애플이 해당 법안을 적용받는다.

디지털시장법이 시행되면 이용자들의 서비스 선택지는 늘고, 접근성과 가격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앱마켓도 마찬가지다. 디지털시장법은 게이트키퍼 기업들에 의무사항과 금지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의무사항은 제3자 서비스와 게이트키퍼 플랫폼 간 상호 운용 허용 등을 포함한다. 금지사항에는 ▲게이트키퍼 자체 제공 서비스 우선순위 부여 금지 ▲플랫폼 외부 링크로 연결 방지 금지 ▲사전 설치된 비 필수 소프트웨어 제거 방지 설정 금지 등이 포함된다. 이를 토대로 구글과 애플의 시장 지배력 남용 행위가 제한되면 앱마켓 시장 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애플이 ‘사이드 로딩(자사 앱마켓을 거치지 않고 앱을 설치하는 것)’ 허용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의 정책 변화는 디지털시장법 시행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디지털시장법이 발효되면 앱스토어 운용만 허용하고 있는 애플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제3자 서비스 상호 운용이 허용되면 보안을 이유로 서드파티 앱마켓을 허용하지 않던 애플이 명분을 잃는다. 앱마켓 시장 점유율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 앱마켓 시장은 애플과 2위 점유율을 다투고 있는 원스토어의 iOS진입이 가능해지면서 판도가 변할 가능성이 높다. 그간 iOS에서는 할인이나 쿠폰 등 혜택이 거의 없었던 만큼 과금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원스토어로 이동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원스토어가 보유하고 있던 유저 풀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수수료 부담이 낮아져 매출 증가를 꾀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앱마켓의 독점 행위를 주시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범부처 '혁신과 공정의 디지털 플랫폼 발전방안'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앱마켓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경쟁 플랫폼 이용을 제한하는 등 불공정 경쟁 행위를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용자 피해 예방과 권익 보호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앱마켓 운영 실태 조사를 진행한다. 시장 지배력 남용 행위를 막을 수 있는 멀티호밍(경쟁 플랫폼 이용) 제한 행위 등 앱마켓의 경쟁제한행위 시정 근거 법안 마련에도 나선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