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부터 北 촬영한 '동호회 무인기'…외신 "신빙성 있다"
최근 북한의 무인기(드론)가 서울 상공을 침범해 윤석열 대통령이 군 드론 부대 창설과 함께 탐지가 어려운 소형 드론의 연내 대량 생산체계 구축을 지시한 가운데, 국내 민간동호회 회원 등이 제작한 무인기들이 이미 10년 전부터 휴전선을 넘어 북한 영토까지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외신에서는 “신빙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6일 영남일보는 대구에 거주하는 무인기 동호회의 회원 A씨가 지난해 3월 강원도 고성에서 띄워 북한 금강산 일대를 비행하면서 촬영했다는 내용과 무인기의 모습을 공개했다. A씨가 직접 제작했다는 무인기는 2시간 정도 비행한 뒤 강원도 인제로 돌아왔다고 한다.
A씨는 영남일보에 “15년 전부터 무인기에 카메라를 장착해 촬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무인기 동호회에서는 “배터리 용량만 된다면 평양까지 촬영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A씨에 따르면 국내 무인기 동호회 회원들도 유사한 방식으로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고 있고, 개성을 촬영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A씨의 무인기가 북한에 발각되지 않은 것은 그의 무인기는 스티로폼과 유사한 EPP(발포폴리프로필렌) 재질로 돼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내 비행금지구역에서도 거의 적발된 적이 없다고 한다. 드론은 대부분 금속 재질로 돼 있어 탐지망에 걸린다.
이에 대해 윌리엄 갈로 VOA 서울지국장은 “꽤 그럴듯한 이야기 같다”며 “만약 한국 당국이 북한의 소형 드론을 추적하지 못했다면, 북한도 남한의 아마추어 드론을 추적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비무장지대(DMZ) 등 휴전선 일대를 무인기로 비행하거나 촬영할 경우 항공안전법 위반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또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2018년 11월부터 군사분계선(MDL) 10~40㎞ 이내는 무인 정찰기 등 항공기 비행이 금지돼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26일 북한의 무인기는 5시간 이상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우리 군 역시 처음으로 북한에 드론을 보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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