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아트 세계화 가능할까...선결과제는 ‘콘텐츠 다양화·국내시장 확대’
갤러리엠나인서 1월 29일까지 개인전 개최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뜨겁다. K팝을 널리 알리는 데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역할이 컸다.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 등은 국제 영화제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이뿐 아니라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끌며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으며, 웹툰과 웹소설까지 해외로 수출 중이다.
다른 분야와 비교하면 ‘K-아트’에 대한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다른 분야만큼 시장이 크지 않은 영향도 있다. 해외 진출을 앞둔 정영환 작가는 미술품도 다른 콘텐츠처럼 수출이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국내 미술 시장의 성장이 먼저라고 강조한다.
지난 2021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방영한 TV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에 정 작가의 작품이 등장하고, 올해도 방영 예정인 종편 프로그램에서 멘토 역할로 출연하는 등 대중과 소통도 활발히 하는 편이다.
그는 과거에 비해 국내 미술 시장의 저변이 확대됐다고 본다. 키아프, 프리즈 등 세계적인 전시회를 국내서 개최할 정도로 어느 정도 수준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국내 작가들의 실력이나 경매에서 거래되는 금액 등을 고려해도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다른 분야처럼 콘텐츠와 작가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저변은 과거보다 확대됐지만 국내 미술 시장 거래액은 이제 막 1조원을 넘겼을 뿐입니다. 국내 시장이 커질수록 해외 유명 갤러리도 한국에 들어오고 해외에서 국내 작가들을 섭외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죠. 그만큼 국내 미술 시장도 돈이 된다는 점을 해외에 보여줘야 합니다.”
정 작가의 말처럼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2 미술 시장 규모 추산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미술 시장에서 거래한 미술품 유통액은 1조3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3848억원의 규모였던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2.7배나 성장했다. 대형 아트페어들이 규모를 키우는 데 공을 세웠다. 지난해 아트페어 매출액은 3020억원으로 전년(1889억원) 대비 60% 증가했다.
다만 경매 시장을 보면 갈수록 열기가 식는 모양새다. 지난해 경매 시장 규모는 2335억원으로 2021년(3384억원)보다 31% 줄었다. 특히 1분기 785억원에서 2분기 665억원, 3분기 443억원, 4분기 440억원으로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시기 시장을 이끌었던 MZ세대가 급격히 빠져나간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경기침체에 따라 시장을 이끌었던 MZ세대가 급격히 빠져나갔습니다. 미술계가 경기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꾸준히 발전하기 위해서는 저변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죠. 콘텐츠를 다양화해 NFT 등 디지털 아트 분야에서 발전하고, 다양한 사업과 협업이 활발해져야 시장의 뼈대가 튼튼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미술 시장에 대한 기관이나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죠.”
정 작가는 본격적인 해외 진출 전 국내에서도 꾸준히 전시를 이어갈 계획이다. 당장 오는 1월 29일까지 갤러리엠나인에서 ‘목신의 오후’라는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35점을 발표하며, 그를 대표하는 ‘치유의 풍경’ 그림이 다수 전시된다.
“프랑스와 벨기에 전시를 포함해 올해 예정된 모든 전시를 잘 마무리하는 게 2023년 가장 큰 목표입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지친 관객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사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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