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샤, EPL 사우샘프턴과 2년반 계약…'K리거 꿈 이뤄지다' [오피셜]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K리거의 꿈'이 실현됐다.
2010년대 전남 드래곤즈와 울산 현대 등 K리그를 누볐던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공격수 미슬라프 오르시치(31·K리그 등록명 오르샤)가 축구 선수 최고의 무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은 크로아티아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미슬라프 오르시치를 계약기간 2년 6개월로 영입했다고 7일 공식 발표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이적료는 750만 파운드(약 115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샘프턴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8경기에서 단 3승 3무12패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어 후반기 대반전이 절실하다.
그런 상황에서 오르시치를 겨울이적시장 1호로 영입했다.
오르시치는 K리그를 거친 외국인 선수 중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그냥 거친 것도 아니고, 선수 생활 위기 중 한국으로 가는 승부수를 띄워 성공한 케이스다.
오르시치는 23살이던 지난 2015년 K리그를 노크, 전남과 울산에서 각각 1년 반씩 뛰며 맹활약했다.
하석주 당시 전남 감독을 보좌했던 노상래 수석코치가 동유럽을 뒤져 오르시치를 발견했고, 처음엔 몸값이 비싸 영입하지 못했으나 2015시즌 앞두고는 오르시치가 슬로베니아 클럽 NK첼레에서 부진한 상태라 결국 데려올 수 있었다.
오르시치는 처음 두 달간 부진했으나 이후부턴 한국 무대를 평정했다.
전남에서 49경기 14골 11도움을 올린 오르시치는 이후 중국 창춘 야타이로 갔다가 6개월 만에 울산으로 돌아와 자신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렸다.
울산에선 데뷔 해인 2017년 10골 3도움을 기록, K리그를 대표하는 전천후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K리그에서 총 3시즌을 뛰며 101경기 28골 15도움을 기록한 뒤 크로아티아 최고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로 이적했다.
K리그가 재능 넘치는 크로아티아 유망주를 역수출한 셈이었다.
오르시치도 이후 크로아티아 미디어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행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회상할 정도였다.
2018년 여름 고국 금의환향한 오르시치는 이듬 해 크로아티아 대표팀에 승선해 꾸준히 뛰는 등 동유럽 수준급 공격수로 뛰어올랐다.
한국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유럽 무대에서 계속 재현한 것이다.
2019년 9월19일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아탈란타(이탈리아)전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해 시선을 사로잡더니, 지난해 9월에도 UEFA 챔피언스리그 첼시전 득점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득점은 당시 첼시를 지휘하던 토마스 투헬 감독이 경질되는 데 영향을 줬다.
이번 시즌 디나모 자그레브 소속으로 시즌 반환점이 지난 가운에 8골 7도움을 뿜어내고 있는 오르시치는 소속팀에서의 좋은 컨디션을 대표팀으로 연결했다.
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크로아티아 대표로 참가해 맹활약했다.
캐나다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 단 4분만 뛰었음에도 도움 한 개를 적립해 4-1 대승을 도왔다.
일본과의 16강전에서도 승부차기에서 깔끔한 킥을 성공시켜 크로아티아의 8강행을 돕더니, 우승후보였던 브라질과의 8강전에선 경기에서는 연장 후반 12분 브루노 페트코비치의 극적인 동점포를 도왔다. 이어 승부차기까지 넣어 크로아티아의 극적인 승리에 공헌했다.
오르시치는 모로코와의 3·4위전에서는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월드컵 첫 골까지 신고했다. 크로아티아는 그의 골을 더해 2-1 승리를 거두고 3위를 차지했다.
월드컵 때 활약은 유럽 빅리그 구단들이 그의 기량을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
오르시치는 지난해 한 차례 무산됐던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실현되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사우샘프턴 홈페이지를 통해 "아주 행복하다"며 "준비가 돼 있다. 사우샘프턴의 득점에 많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사우샘프턴 홈페이지, 한국프로축구연맹, AP/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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