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꺼지지 않는 포항 도심 불꽃 왜?..그 옆엔 철길숲 볼거리

김정석 2023. 1. 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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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북구와 남구를 잇는 포항 철길숲 전경. 사진 포항시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에는 ‘불의 정원’이 있다. 2017년 3월부터 6년 가까이 꺼지지 않고 있는 불꽃을 구경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2m 높이의 유리 펜스로 둘러싸인 공간 안에 철제 굴착 장비가 땅에 꽂혀 있고, 그 아래로 일렁이는 불길이 보인다.

이 꺼지지 않는 불은 2017년 3월 8일 포항시가 폐철도부지를 공원화하는 사업을 위해 관정 파기 작업을 하다 마찰열로 불이 붙으면서 시작됐다. 지하 200여m 아래에 매장돼 있던 천연가스에 불이 옮겨붙었고, 불이 금방 꺼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직도 타고 있다. 포항시는 색다른 볼거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곳을 불의 정원으로 꾸몄다.


꺼지지 않는 불부터 열차 안에 꾸며진 전시공간까지


불의 정원 탄생의 발단이 된 공원 조성사업은 2019년 마무리됐다. 공원 이름은 ‘포항 철길숲’이다. 불의 정원은 포항 철길숲을 대표하는 볼거리가 됐다. 하지만 포항 철길숲 볼거리는 불의 정원 하나뿐만이 아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 철길숲 '불의 정원'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포항 철길숲은 2015년 4월 포항 KTX역 신설에 따라 동해남부선이 폐선되면서 방치된 폐철로 9.3㎞를 활용해 조성한 도시숲이다. 불의 정원이 있는 어울누리길부터 활력의 길, 여유가 있는 띠앗길, 추억의 길로 이어져 있다.

포항시는 철길숲이 포항에 ‘녹색 생태도시’ 이미지를 더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포항시가 지난해 연말 ‘포항시 10대 뉴스’ 중 하나로 철길숲 이용객 증가를 꼽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포항시는 철길숲에 한국철도공사에서 인수한 무궁화호 열차 1량도 설치했다. 이곳이 예전에 철로였다는 점에 착안해 무궁화호 열차를 철길 위에 올려두고 객실 안을 복합전시공간으로 꾸몄다.

경북 포항 철길숲에 설치된 무궁화호 열차 모습의 복합전시공간. 사진 포항

객차 내부에는 포항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실, 휴게·커뮤니티 공간,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메타버스 체험관 등을 도입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생태와 체험 동시에…국내외 관련 기관 높이 평가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 철길숲이 단순한 녹지 위주 공간이 아닌 이용객이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트를 담은 살아있는 도시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 철길숲은 조성 이후 다양한 기관·단체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에는 유엔 해비타트 아시아태평양지역사무소(후쿠오카), 아시아 해비타트 협회, 아시아 경관디자인학회 등 5개 기관이 공동 주최하는 ‘아시아 도시 경관상’ 본상을 받았다. 빼어난 생활환경 구축에 기여한 도시 등에 주는 국제적 권위의 상이다.

포항 철길숲 종합안내도. 사진 포항시
포항 철길숲에는 다양한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중앙포토

같은 달 22일에는 산림청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모범도시숲’에도 선정됐다. ‘도시숲 등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내에서 모범적으로 조성·관리되고 있는 도시숲으로 인정을 받은 셈이다.

포항 철길숲은 총연장 9.3㎞로 7개 행정동을 경유하고 관공서·학교·상업시설을 연결함으로써 지역 간 이동 수단과 커뮤니티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는 점, 포항 도심부 중심 녹지 축으로 산과 공원, 가로수 등 녹지네트워크의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이에 앞서 포항 철길숲은 지난해 영국 ‘녹색깃발상’ 인증을 비롯해 2017년부터 현재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국내·외 권위 있는 녹색도시·도시경관 관련 사을 받았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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