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가 왜 침착맨 방송에…이색 홍보의 세계

이은호 2023. 1. 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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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 특별 출연한 배우 오정세. 해당 방송 캡처

1771년 조선. 과거를 치러 온 선비들이 ‘빠르게 변하는 한양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아들고 저마다 투덜댄다. “시제가 예년보다 어렵지 않은가” “10수 확정입니다.” 이들을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는 남자, 조선 21대 왕 영조다. 배우 오정세는 지난 1일 방송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이하 서프라이즈)에서 영조 역할로 출연했다. 데뷔 27년 차 스타 배우의 깜짝 등장이다. 온라인에선 “‘서프라이즈’에 왜 오정세가 나와” “이왜진(이게 왜 진짜)” 같은 반응이 쏟아졌다.

6일 MBC에 따르면 오정세는 4일 개봉한 영화 ‘스위치’(감독 마대윤) 홍보 차 ‘서프라이즈’를 찾았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나 유튜브 ‘문명특급’ 같은 인기 토크쇼가 아닌 재연 프로그램이라니. 오정세의 이색 예능 나들이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오정세는 ‘스위치’에서 매니저에서 톱스타로 운명이 바뀐 조윤을 연기했다. 극 중 조윤이 출연작 중 하나가 바로 ‘서프라이즈’. 오정세는 영화에 특별 출연한 ‘서프라이즈’ 대표 배우 김하영에게 보은하는 의미로 ‘서프라이즈’에 깜짝 등장했다고 한다.

웹툰작가 침착맨의 온라인 생방송에 출연한 그룹 뉴진스. 침착맨 유튜브 캡처

요즘은 홍보도 개성이 중요한 시대다. 판에 박힌 토크쇼는 옛날 방식. 연예계 각지에서 젊은 예능, 기발한 행보로 시선을 끌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2일 새 싱글 ‘OMG’를 낸 그룹 뉴진스는 컴백 후 첫 예능으로 웹툰작가 침착맨(이말년)이 진행하는 온라인 생방송을 택했다. 10대 소녀들과 40대 웹툰작가의 이색 만남이다. 이 기막힌 랑데부는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측이 제안해 성사됐다. 뉴진스 신곡 ‘OMG’ 뮤직비디오에 카메오로 출연한 침착맨에게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합방’(합동 방송)을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뉴진스는 온라인 영상 플랫폼을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침착맨 방송이 팬들과 거리를 좁히는 비책이었다면, 유튜브 반희수 채널은 팬들을 작품 세계로 몰입시키는 장치다. 반희수는 뉴진스 신곡 ‘디토’(Ditto)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가상 인물. 뉴진스 멤버들이 세기말 고등학생이라는 ‘디토’ 세계관을 확장해 반희수 시선에 담긴 멤버들 모습을 보여준다. 소속사와 ‘디토’ 뮤직비디오 제작사가 함께 반희수 채널을 운영한다. 영상 대부분 10초 내외로 짧지만 조회수는 30~40만뷰를 웃돈다. 어도어 관계자는 “반희수는 뉴진스의 팬들을 상징하는 존재이기도 하다”라면서 “반희수 시선으로 본 뉴진스를 아름답게 살펴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변호하기 좋은 날씨구먼.” 배우 박성웅은 지난달 30일 유튜브에 공개된 웹예능 ‘워크맨2’에서 일일 변호사로 변신했다. 같은 달 28일 개봉한 영화 ‘젠틀맨’(감독 김경원)에서 검사 출신 로펌 대표를 맡은 점에 착안한 홍보 활동이었다. 누적 관객수 800만명(6일 기준)을 넘긴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지난달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2’에 등장했다. EBS 관계자는 “‘아바타: 물의 길’ 홍보를 위해 기획한 방송은 아니었으나, 예비 관객이 관심 갖고 카메론 감독의 이야기를 듣도록 영화 개봉과 비슷한 시기에 방송을 공개했다”고 귀띔했다.

가수 보아의 ‘포기브 미’(Forgive Me) 챌린지는 위계를 뒤집은 상황극으로 화제를 모았다. 보아 유튜브 캡처

K팝 가수들의 필수 홍보 코스가 된 챌린지 영상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동료 가수와 춤을 추는 댄스 챌린지를 벗어나 각종 상황극을 연기하는 챌린지가 인기다. 가수 보아는 지난해 11월 노래 ‘포기브 미’(Forgive Me) 발매에 맞춰 공개한 챌린지 영상에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와 가수 박진영 등 가요계 대선배들을 혼쭐낸다. “조잡하게 굴지 마”라는 가사에 맞춘 챌린지다. 가요계를 쥐락펴락하는 프로듀서들이 양손을 모으고 고개를 푹 숙이며 쪼그라드는 모습이 웃음을 준다. 보아가 가수 화사, 아이키 등 후배들에게 벌 받는 영상도 ‘조잡 배틀’이란 이름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가요계 관계자는 “즉흥 연기가 돋보이는 이런 챌린지는 가수 팬뿐 아니라 ‘머글’(팬이 아닌 사람)도 재밌게 봐 확산력이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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