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탈레반 25명 사살”… 탈레반 “잊지 않겠다”

구자창 2023. 1. 7.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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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리 왕자가 과거 아프간전 참전 당시 25명의 탈레반을 사살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측은 해리 왕자를 국제법정에 회부해야 한다며 반발했고, 영국 내부에서는 보복을 유발할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AP통신 등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자서전 '스페어'를 통해 아프간전에서 아파치 헬기를 몰며 탈레반 25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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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리 왕자. AP뉴시스


영국 해리 왕자가 과거 아프간전 참전 당시 25명의 탈레반을 사살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측은 해리 왕자를 국제법정에 회부해야 한다며 반발했고, 영국 내부에서는 보복을 유발할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AP통신 등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자서전 ‘스페어’를 통해 아프간전에서 아파치 헬기를 몰며 탈레반 25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는 “자랑스러운 기록은 아니지만 부끄럽지도 않다. 그 25명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체스판에서 말을 없애는 것과 같았다고 했다. 또 나쁜 사람들이 착한 사람들을 죽이기 전에 먼저 제거된 것이라고도 했다.

해리 왕자 자서전 '스페어' 표지. 출판사 제공


탈레반은 해리 왕자가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며 국제법정에 회부해야 한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탈레반 정권 경찰 대변인 칼리드자드란은 이날 성명에서 “해리 왕자를 늘 기억할 것”이라며 “아프간인들은 무고한 국민을 죽인 것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범죄는 언젠가 국제법정에 회부될 것이며 해리 왕자와 같이 범죄를 자랑스럽게 자백한 범죄자는 국제사회가 보는 가운데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며 해리 왕자의 발언이 잔인하고 야만적이라고도 비판했다.

군 전문가들도 해리 왕자의 발언이 되레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2003년 아프간 사령관을 지낸 리처드 켐프 전 대령은 “해리 왕자가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고 BBC에 밝혔다. 그는 해리 왕자의 언급이 탈레반이나 추종 세력의 보복심을 자극해, 그 자신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켐프 전 대령은 탈레반 전사를 ‘체스 말’이라고 한 해리 왕자의 표현 방식도 문제 삼았다. 그는 “영국군은 그렇게 훈련하지 않는다”며 “사실이 아닌 그런 발언은 오해를 일으킨다. 영국군과 영국 정부에 해를 끼치려는 이들에게 이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재 영국 대사를 지낸 킴 대럭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자신이라면 아프간전 경험을 그 정도로 상세하게 적으라고 권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라크전에 참전한 보수당 애덤 할러웨이 의원 역시 스펙테이터지 기고에서 군인이 몇 명을 사살했는지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말을 아꼈다. 리시 수낵 총리는 해리 왕자 발언의 적절성은 언급하지 않고 “우리 군에 매우 감사하다”고만 했다. 국방부 대변인 역시 “작전 세부 사항에 관해서는 안보 이유로 인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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