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완치 직후 성형 괜찮을까…“염증 부작용 우려”
감염으로 인한 면역 반응 증가로 염증↑, 전신마취 시 심혈관·호흡 문제 생길 수도
국내서도 수술·시술 전 일정 기간 휴식 권고…최소 1~2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완치 직후 미용적 수술·시술을 삼가야 한다는 의료계 의견이 제기된다. 충분히 몸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복지연, 염증 등 부작용 우려가 더 크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호텔 격리 거부하고 달아났던 40대 중국인 A씨가 붙잡혔다. 그는 과거 총 6차례 한국을 방문했으며 매번 ‘성형’을 위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최근 신경보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다시 찾아온 이후 감염으로 외모 변형을 겪는 자국민들이 미용 시술 혹은 성형을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 의학회는 의료미용분회는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한 성형 의료 금지령을 발표했다. 4일 분회는 ‘코로나19 시기 성형 미용 의료 위험 관리통제 지도 의견’을 배포하고 감염됐다 음성으로 전환된 지 4주 이내인 경우 전신 마취 성형 수술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또 국부적인 시·수술은 혈액 응고, 심전도, 심장 기능 검사 등을 거친 뒤 신중하게 하도록 했다.
특히 미용 성형 시술에 사용하는 보툴리눔톡신(보톡스)과 히알루론산 주사는 코로나 완치 판정 4주 이후에 하도록 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신체 면역체계의 과민 반응으로 통증과 알레르기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화 방지를 위한 레이저 시술도 코로나19 완치 2주 후 의사의 진단을 거친 뒤 하도록 했다.
분회는 “코로나19 감염자나 치료 중인 사람들이 성형 관련 시·수술을 받은 뒤 심각한 부작용을 겪고, 중증환자실(ICU)에 입원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어떤 이유로 부작용이 발생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되진 않았다”며 이번 금지령에 대한 이유를 부연했다.
해외 논문서도 미용성형 7주 연기 권고…백신 접종 여부 따라 달라지기도
코로나19 감염 직후 수술과 관련된 합병증 위험성에 대한 연구는 해외에서도 다수 진행돼왔다.
일례로 2021년 4월 국제학술저널 JAMA에 따르면 하프너(R. Haffner) 캘리포니아대학병원 외과 교수 연구 결과, 코로나19 양성(6주 이내) 확진을 받은 5470명의 수술 환자와 음성 결과가 나온 5470명의 수술 환자를 비교했을 때 양성 그룹에서 보고된 사망자 수가 음성 결과 그룹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연구팀은 “선택이 가능한 시술이나 수술은 되도록 연기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국내 의료 전문가들도 코로나19 확진 후 시술이나 수술까지 휴식 기간을 둘 것을 권장했다. 다만 해외처럼 기간을 명확히 설정하진 않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선 코로나19 확진 직후 수술로 피해를 본 사례가 없어 기간을 제한하고 있진 않지만, 합병증 발생 위험성은 충분히 있다는 의견이다.
박준호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확진자의 경우 성형 시술 및 수술을 금지하는 것은 의료진의 안전 문제가 가장 크다. 성형 수술은 대부분 안면부(얼굴)를 수술하는 경우가 많아 마스크를 벗고 진행하게 되며, 확진자의 수술은 시행하는 의료진의 감염, 그리고 나아가 의료진이 다른 환자 수술을 하며 많은 인구의 추가 감염 위험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염증 반응 또는 정상적 면역 반응이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수술로 인해 신체 부위에 발생하는 면역 및 정상적인 염증반응이 증가할 수 있다”며 “게다가 전신 마취를 요구 하는 성형 수술 또는 시술의 경우 코로나 확진 환자에 추가적인 호흡 곤란 및 심폐기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될 경우 개인마다 혹은 연령대, 후유증에 따라 정상적인 면역 상태로 돌아오는 기간이 다른 만큼 충분한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보톡스나 필러 시술도 마찬가지로 몸 안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많든 적든 면역반응이 반드시 일어난다. 따라서 최소 1~2주, 길게는 3~4주 이상 주의해야 한다.
그는 “일반적으로 코로나 감염 확진이 된 날부터 일정 기간이 소요된 후 수술을 시행하기를 권장한다”며 “미국 등 많은 선진국의 경우 생명에 위험을 초래하는 응급상황이 아닌 이상 최소 약 4주간의 수술 연기를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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