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그날’, 초콜릿 먹으면 통증 나아질까[ 그랬구나]
‘그날’이 왔다. 가임기 여성에게 매달 찾아오는 불청객, 생리통. 아랫배 통증, 근육통, 골반통 등을 동반하기도 해서 극심한 고통을 유발한다.
그날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정민형 경희의료원 산부인과 교수 △곽재영 노원을지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장동석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에게 도움을 받아 알아봤다.
생리 중 단 음식 먹고 싶은 욕구가 커지는데요. 이때 초콜릿 사탕 등 단 음식을 먹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까요?
정 교수: 단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져 증상이 완화됐다고 느낄 순 있지만, 완전히 잘못된 상식입니다. 카페인, 당이 포함된 음식은 통증을 더욱 악화하는 음식입니다.
규칙적으로 생리를 하는 사람은 건강하다고 볼 수 있나요?
곽 교수·정 교수: 당연합니다. 생리는 한 달에 한 번 배란이 잘 되고 호르몬이 정기적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건강한 상태여야 우리 몸은 임신이 가능한 상태로 인지해 배란을 하게 됩니다.
생리 주기가 빨라지거나 느려진 경우 몸에 이상이 있는 건가요?
곽 교수·정 교수: 비교적 규칙적이었던 생리 주기가 바뀐다면 호르몬의 변화를 초래할 만한 상황이 생겼다고 인지해야 합니다. 가장 흔한 것이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체중변화가 생긴 경우입니다. 또 다른 질병이 생기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불규칙적인 생리가 3달 이상 지속될 경우 내원할 것을 권장합니다.
생리통약과 일반 진통제 약은 무엇이 다른가요?
정 교수·곽 교수·장 회장: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 종류를 주로 생리통 약이라고 부릅니다. 생리통은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돼 혈관과 근육의 수축을 유발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에 포함된 아스피린이 염증 반응을 차단하는 기능을 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생리 양이 많으면 생리통이 심해지는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복용하면 생리 양을 줄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생리통 약은 언제 복용하는 것이 좋은가요?
곽 교수·장 회장: 빨리 복용할수록 좋습니다. 생리 직전 예방적으로 먹는 것이 적은 복용량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생리통이 극심할 때 먹는 경우 약효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약이 잘 안 듣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생리통이 극심해도 약을 먹으면 몸에 안 좋을까봐 참는 경우도 많은데요. 약을 먹지 않고 버티는 게 나을까요?
정 교수: 아플 때까지 참다가 복용하거나 적정 복용량 보다 적게 먹을 경우 진통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통증 발생 전 예방적으로 먹고 정량을 복용해야 약효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습니다.
장 회장·곽 교수: 참는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속쓰림이 동반된다면 부루펜 제제보다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복용이 효과적입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위장 장애나 위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속쓰림이 동반된다면 위보호제를 같이 처방받거나 약국에서 위를 보호할 수 있는 용제를 함께 구입해서 복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허리 통증, 두통 등 증상별로 드는 약을 다르게 먹으면 효과가 있나요?
정 교수: 생리통은 자궁 근육이 수축하면서 생기는 통증입니다. 실제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와 통증을 느끼는 곳이 다를 수 있습니다. 자궁의 수축으로 인해 발생한 통증이라도 허리가 아프다고 느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증상별로 진통제를 다르게 먹어야 한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지식입니다.
생리통약을 조합해서 먹는 경우도 많은데요. 주의사항이 있을까요?
곽 교수: 같은 성분의 소염진통제를 중복해서 복용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대부분 시판 진통제에는 소염진통제와 아세트아미노펜 등 진통 성분이 조합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추가 복용할 때에는 같은 소염진통제더라도 다른 계열로 복용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약 성분을 구별할 수 있는 약사의 추천이나 의사의 처방에 따르는 것을 권합니다.
약물이 반응하지 않는 심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자궁내막증이나 자궁선근증 등 생리통을 유발하는 질환이 동반되지는 않았는지 진찰을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정 교수: 소염진통제와 함께 신경안정제, 근육 이완제를 함께 복용할 수 있습니다. 경구피임약도 생리통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생리 주기를 규칙적으로 맞추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장 회장: 약을 조합해서 먹을 경우 과다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생리통 완화를 위해 경구피임약 등 여성 호르몬제를 먹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흡연·음주를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흡연자가 여성 호르몬제를 복용하면 혈전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약 복용 이외에 생리통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일상 관리법이 있을까요?
곽 교수: 자궁도 우리 몸의 근육이므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근육이 수축하여 통증이 악화되기 때문에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합니다. 또 생리 기간 중 따뜻한 찜질도 근육 이완의 한 방법입니다.
장 회장: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생리통이 극심하다면 그 원인을 찾아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마그네슘, 철분제, 토코페롤(비타민E) 등을 복용하며 개선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생리’ 용어 순화해서 사용해야 할까요?
정 교수: 어떻게 부르는지가 크게 중요할까요. 듣기 좋게끔 단어를 바꿔 부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리’라는 단어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랬구나.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친구에게 초콜릿 선물은 도움이 안 된다. 생리통약은 고통이 극심할 때보다 생리 전날 예방적으로 먹는 것이 효과가 좋다. 아프다면 참지 말고 약을 복용하자.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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