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미래는 자동차…신기술로 시장 선점 나선 기업들 [CES2023]

전성필 2023. 1. 7.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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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LG디스플레이 모델이 ‘차량용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로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디스플레이 업계의 미래 전장이 ‘자동차’라는 점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자동차용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이며 시장 선점을 위한 여정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5일(현지시간) ‘CES 2023’ 초대 고객 전용 전시관에 완전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설치했다.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레벨5 수준의 콘셉트카에는 특별한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었다. 차량 좌석에 앉으면 천장에 말려있던 화면(슬라이더블 OLED)이 펼쳐지듯 눈앞으로 내려온다. 고화질 영상이 펼쳐져 차 안이 영화관이 되는 느낌이었다.

자동차 천장과 유리에서 사운드가 뿜어졌다. CES 2023 혁신상을 받은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을 적용했다. 필름 형태의 진동 발생 장치가 디스플레이 패널이나 차량 내장재를 진동판 삼아 풍부한 소리를 낸다. 별도로 스피커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자동차 창문 유리 대신 설치된 55형 투명 OLED에서는 홀로그램처럼 여러 정보가 비쳤다. 창밖 풍경을 보는 동시에 실시간 뉴스와 날씨, 광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 상용화를 통해 미래 성장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2세대 탠덤 OLED’ 양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최초 양산에 성공했었다. 탠덤은 유기 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방식으로 기존 한 개 층과 비교해 휘도(화면 밝기)가 높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소비 전력도 40% 적다.

탠덤 OLED를 탄성있는 플라스틱 기판에 결합한 것이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플라스틱 OLED(P-OLED)다. LCD 대비 소비전력과 무게를 각각 60%, 80% 줄였다. 2025년 이후 투명 OLED, 2026년 이후 슬라이더블 OLED도 순차적으로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손기환 LG디스플레이 오토마케팅 상무는 “고객을 밝힐 수는 없지만 완성차 업체와 의미 있는 협력을 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 LG디스플레이 전용 부스를 방문할 예정인 고객사만 60여곳에 달한다. 10여개의 신규 OLED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7년 전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가 30~40%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기업들의 미래 전장이 될 전망이다.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할 경우 더이상 운전자가 전면의 유리창을 계속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 대신 차량 유리창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일종의 스크린이 되는 것이다. 투명한 유리가 디스플레이로 대체되는 시대가 다가오는 중이다.

CES 2023에서도 자동차 실내 공간을 채우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고민점을 기업들이 신기술에 담아 선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CES 2023 중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등을 초청한 프라이빗 부스에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뉴 디지털 콕핏(자동차 조종석)’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화면 좌우가 700R(곡률)로 구부러지는 벤더블 기술을 적용했다. 운전자가 주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자율주행 모드에서는 엔터테인먼트용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활용도가 높다.

CES 2023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와 하만이 협력해 선보인 '레디 케어' 솔루션을 체험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하만은 차세대 차량용 디스플레이 ‘레디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하만은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처럼 매력적이고 고급화된 시각적 경험을 요구한다. 하만은 삼성과의 협업을 통해 선도적인 소비자 전자 제품의 혁신 기술을 레디 디스플레이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BMW는 기조연설에서 차량 내 디스플레이의 사용성을 강조하며 스마트 유리 기술을 선보였다. BMW가 공개한 컨셉트 모델 ‘BMW I 비전 디’에는 어드밴스드 BMW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투영 범위를 차량 윈드스크린 전체로 확대해 운전자에게 더욱 다양한 정보 전달이 가능한 기술이다. 오는 2025년부터 출시 예정인 BMW 뉴 클래스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다.

중국의 BOE도 CES 2023에 참가해 차량용 OLED 기술을 소개했다. 0.035㎜ 두께로 유연성을 갖춘 OLED 패널이 선명한 화질을 보여주며 차량 어느 곳에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차량용 OLED 시장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OLED 시장 규모는 2023년 2억6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2027년에는 11억1000만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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