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구찌' 박고, 한복 내놓은 자라…패션계 '설빔' 전쟁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아 명품 업계가 분주하다. 구찌·버버리·발렌티노·로에베 등 여러 명품 브랜드들이 음력 설(Lunar new year) 컬렉션을 출시했다. 토끼 귀 모양을 활용한 가방이나, 토끼 그림 문양을 넣은 의류 등 계묘(癸卯)년을 기념한 한정판 제품들이 많다.
토끼, 물 만났다
5일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가 토끼 해를 맞아 캡슐 컬렉션을 공개했다. 가방과 의류 등에 토끼 문양을 넣었고, 토끼들이 서로를 등지고 앉아 하트 모양으로 귀를 모으는 등의 로고를 더한 제품들이 많다. ‘미지의 세계로 뛰어드는 모험’이라는 주제로 관련 영상 캠페인도 공개했다.
스페인 명품 브랜드 로에베도 토끼해 기념 컬렉션을 출시, 기존 ‘버니백’에 동양 문화권의 매듭 장식을 더 한 제품을 내놨다. 이 외에도 토끼 해를 자축하는 의미에서 바스켓백, 해먹백, 포켓백 등에 부드럽게 늘어지는 토끼 귀 매듭 장식을 더 해 선보였다.
토끼 해를 맞아 귀여운 토끼 캐릭터 ‘미피’도 활약 중이다. 영국 브랜드 멀버리는 미피와 협업해 키링, 여행용 액세서리, 가죽 소품, 가방 등에 미피의 모습을 새겨 넣었다. 패션 브랜드 타미힐피거도 미피와 협업해 캐릭터가 들어간 니트와 셔츠, 원피스 등을 출시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전개하는 토리버치는 특별 제작한 토끼 캐릭터 ‘리바’를 디자인 포인트로 한 음력 설 캡슐 컬렉션을 출시했다. 행운과 기쁨을 상징하는 붉은 컬러와 함께 모자이크 느낌으로 표현한 토끼 포인트를 다양한 아이템에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구찌는 한국 ‘단독’, 자라도 ‘한복’ 출시
음력 설 컬렉션은 중국을 비롯한 한국, 일본 등 동양 문화권을 통합해 선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이번에는 한국 단독 캡슐 컬렉션을 선보인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6일 구찌는 다가오는 설날을 맞아 한국에서만 단독으로 만날 수 있는 ‘설날 캡슐 컬렉션’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푸른색을 활용한 ‘GG’ 모노그램(두 개 이상의 글자를 합쳐 한 글자로 도안한 것)을 더한 핸드백과 다양한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한글로 ‘구찌’를 쓴 의류 등은 이미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는 지난해에 이어 한국 단독 ‘한복 컬렉션’을 출시한다고 5일 밝혔다. 두루마기가 연상되는 외투와 카디건, 한복의 고름에서 착안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조끼 등이다. 누빔 소재 등을 활용해 전통의 느낌을 물씬 살렸다.
명품 업계 음력 설빔, 왜
패션 업계서 1월은 대표적인 비수기로 꼽혔다. 연말과 2·3월이면 시작되는 봄·여름 컬렉션 사이 쉬어가는 시기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아시아 명품 시장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설 명절이 있는 1월이 새로운 쇼핑 대목으로 자리 잡았다. 새로운 해를 여는 시기면서, 연말연시와 졸업·입학, 밸런타인데이 등 선물을 주고받는 시기와도 겹친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명품 시장 규모는 중국이 590억 유로(78조7900억원), 일본 240억 유로(32조500억원), 나머지 아시아가 480억 유로(65조원)로, 이를 모두 합치면 미국(1130억 유로)이나 유럽(940억 유로)보다 크다.
특히 올해는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완화하는 등 경제 재개가 점쳐지면서 명품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는 중이다. 소비가 줄어든 미국 대신 중국이 ‘보복 소비’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베인앤컴퍼니는 “중국 본토가 올해 중반까지 완전히 회복되면 글로벌 명품 시장이 전년 대비 6~8%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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