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예상 웃돈 美일자리…임금상승률은 둔화(종합)

뉴욕=조슬기나 2023. 1. 7.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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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이은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에도 노동시장 과열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표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작년 12월 실업률은 수십년래 최저 수준인 3.5%로 떨어졌고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폭도 시장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다만 Fed가 우려해온 임금상승세는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증시 역시 둔화한 임금상승률에 주목하며, 랠리를 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 노동부가 6일(현지시간) 공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는 22만3000개 증가했다. 이는 전월 증가폭(25만6000개)보다는 줄었으나, 시장 전망치 20만개를 훨씬 웃돈다. 여전히 강한 노동시장이 확인된 셈이다. 업종별로는 레저·접객업(6만7000개), 보건의료업(5만5000개), 건설업(2만8000개) 등에서 일자리 증가세가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전체로는 총 450만개 일자리가 늘어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40년 이후로는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강한 성장 속도"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실업률은 11월의 3.6%(조정치)에서 12월 3.5%로 하락했다. 196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2.3%로 전월보다 소폭 올랐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전보다는 1.0%포인트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와 직결되는 임금 상승세는 다소 꺾였다. 최근 연일 강한 고용지표로 고심해온 Fed로선 그나마 안도할 수 있는 부분이다. 12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6% 각각 올랐다. 당초 시장전망치는 각각 0.4%, 5.0%였는데 이를 하회한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 임금 상승률은 2021년 여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둔화했다.

시장에서도 둔화한 임금상승률에 환호했다. 그간 시장에서는 과열된 노동시장에서 높은 임금인상률이 이어질 경우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보고서 내 임금상승률 수치를 주목해왔다.

메트라이프 인베스트 매니지먼트의 드류 마터스 수석시장전략가는 "시장의 관점에서 그들이 반응한 것은 예상보다 둔화한 임금상승률"이라며 "이들은 이것이 인플레이션인지 아닌지를 보고 있다. 임금상승률이 약해지면 (떨어진)실업률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마이클 애론 수석투자전략가 역시 "투자자들이 신경쓰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이라며 "(둔화한) 임금상승률은 인플레이션 둔화를 시사하기에 이들도 흥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장 전 혼조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이날 미국의 12월 고용보고서에서 강한 노동시장 내에서도 임금상승률이 둔화했다는 점에 안도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동부시간 오전 11시20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8% 오른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5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4%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고용보고서 관련 성명을 통해 "오늘 보고서는 우리 경제의 희소식이며, 나의 경제 계획이 효과적이라는 추가적인 증거"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는 "우린 역사상 가장 강력한 일자리 성장의 2년을 보냈다"며 "내가 몇 달간 얘기해온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장으로의 전환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해야할 일이 있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좌절할 수도 있겠지만, 아래로부터 경제를 성장시키려는 나의 경제계획이 효과적임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보고서가 당장 Fed의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큰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반적으로 노동시장 과열이 여전히 확인된 탓이다. 새해 들어 공개된 고용지표들도 모두 이러한 노동시장 과열을 뒷받침한다. 전날 공개된 민간고용업체 ADP의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2월 미 기업들의 민간 고용은 전월 대비 23만5000개 증가해 전망치(15만3000개)를 크게 웃돌았다.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미국인 수도 14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1만9000건 감소한 20만4000건으로 시장 전망을 훨씬 밑돌았다.

이러한 지표들은 향후 Fed가 추가 긴축을 단행할 근거로 작용된다. 웰스파고 시큐리티즈의 마이클 슈마허 전략헤드는 "Fed의 시각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임금상승률은 Fed로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Fed 당국자들 역시 최근 매파 발언을 이어가며 시장의 피벗(pivot·방향 전환) 기대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이날은 리사 쿡 Fed 이사, 레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등의 연설이 예정돼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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