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름다워질 결심
정윤지 2023. 1. 7. 00:02
<엘르>
인사이더 7인의 '요란하지 않은' 새해 맞이 뷰티 리추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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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eansing Away 」
정신없는 주중 5일을 보내고 나면 완전히 그로기 상태가 되는 토요일.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내 토요일 일상은 언제나 비슷하다. 느지막이 일어나 ‘아점’을 먹고, 밀린 집안일을 하며 구석구석 묵은 때를 벗겨내고 나면 어느새 저녁 시간. 외식에 질린 터라 주말만큼은 시장에서 제철 재료를 사와 집에서 요리해 먹는 것이 내 첫 번째 리추얼이다. 속부터 ‘씻어내는’ 과정이랄까? 그 다음엔 본격적으로 얼굴과 보디 피부 ‘딥 클렌징’에 돌입한다. 요즘 푹 빠져 있는 제품은 리튼온워터의 투모로우 바디워시와 라부르켓 씨 솔트 스크럽 스프루스. 브랜드는 다를지언정 두 제품 모두 전나무나 편백나무 같은 침엽수림을 연상시키는 숲 향이라 오묘하게 페어링이 잘된다. 리튼온워터 투모로우 바디워시로 가볍게 몸을 씻어낸 뒤, 굵은 알갱이가 오일에 ‘버무려져’ 있는 듯한 질감의 라부르켓 씨 솔트 스크럽을 이용해 각종 ‘꿈치’ 부위를 중심으로 몸 전체를 꼼꼼히 문질러주면 개운하면서도 피부 결이 보들보들해진다. 그 다음 미소스 by 온뜨레 알로에베라 바디 버터로 마무리한다. 비교적 생소한 브랜드지만 정신이 맑아지는 듯한 싱그러운 향과 ‘버터’라는 이름에 비해 가벼우면서도 피부 속엔 ‘찐’ 보습을 선사해 주는 텍스처가 만족스럽다.
다음은 얼굴을 위한 딥 클렌징! 5년 정도 꾸준히 사용 중인 수잔 카우프만 엔자임 익스폴리에이터와 리파이닝 익스폴리에이터 등 두 가지 마스크를 번갈아가며 해준다. 전자는 투명한 젤 크림 같은데, 도톰히 발랐다가 헹궈내면 과일 추출 효소 덕에 피부가 확실히 맑고 매끈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후자는 도톰히 발리는 크림 제형으로 각질 제거 효과가 탁월해 ‘수부지’ 피부에 강추! 수잔 카우프만 제품은 네타포르테에서 직구하거나 파리 출장을 가면 ‘오 마이 크림’ 매장에서 쟁여오는 편. 이렇게 얼굴의 묵은 때를 벗겨낸 날은 딥 모이스처라이징이 필수. 비올로직 호쉐쉬 마스크 VIP O2 제품을 사용해 수분과 산소를 집중 공급해 주고 디톡스에 박차를 가한다. 이 리추얼을 따라가는 동안 얼굴과 몸이 정화되는 느낌도 좋지만, 무엇보다 제품을 바르고 다시 헹구고, 또 다른 제품을 바르고 헹궈내는 사이 복잡한 머릿속 생각이 싹 사라지는 것 같다. 지금에 충실하라는 ‘카르페 디엠’을 이런 방식으로 실천할 수 있다면 일주일에 한 번, 이 정도 공들이는 것쯤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을까? 〈엘르〉 뷰티 디렉터 정윤지
「 Holistic Care 」
평소 운동량이 부족하고, 하는 일의 특성상 머릿속은 늘 쉴 틈 없이 바쁘다 보니 몸은 물론 정신마저 피로물질이나 독소에 시달리는 것 같다. 운동으로 흘린 땀으로 이를 배출하지 못한다면 사우나로라도 배출해 보자는 생각에 주말엔 꼭 사우나를 찾는 편이다. 주로 이용하는 곳은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신라호텔, 안다즈호텔 세 군데. 1차로 건식 사우나와 입욕을 통해 전신의 모공을 열어 독소와 피로물질을 배출한 다음, 2차는 평창동에 있는 ‘코코드메르 스파’를 찾아 전신 마사지를 받는다. 젖산 배출을 통해 충분히 이완된 전신 근육에 마사지를 진행하니 효과가 배가되는 것은 당연지사. 집으로 돌아와서는 보습에 신경 쓴다. 사우나를 하면 평소보다 피부가 더 탈수 상태가 되기 때문. 얼굴에는 시슬리 블랙 로즈 크림 마스끄를, 몸에는 조 말론 런던 블랙베리 앤 베이 바디 크림을 이용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꼼꼼히 보습 케어를 해준다.
이 모든 리추얼의 정점을 찍는 건 다름 아닌 ‘집밥’. 개인적으로 건강의 기본은 섭식에 있다고 믿기에 주말만큼은 나물이나 제철 재료로 직접 요리한 한식 위주의 집밥을 먹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앞서 사우나와 전신 마사지, 꼼꼼 보습을 거치며 한결 디톡스된 전신에 더 좋은 걸 채워 홀리스틱 케어 리추얼을 완성할 수 있지 않겠는가. 라 부티크 PR 어소시에이트 대표 남혜진
「 Having Teatime 」
평소 걱정이 많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편이다. 어떤 날은 불필요한 고민으로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는데, 이런 성격을 바꾸고 싶어 시작한 것이 ‘티타임 리추얼’이다. 거창하게 다도를 배울 필요는 없다. 그저 머그잔에 찻잎을 우리는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힐링되니. 잡념과 걱정이 마음을 짓누를 때 집에 돌아오자마자 좋아하는 캔들에 불을 붙이고 물을 끓인다. 물이 끓는 동안 초가 타닥타닥 타는 소리와 그윽하게 퍼져나가는 캔들 향, 부드럽게 퍼지는 빛에 집중한다. 메종 마르지엘라의 바이 더 파이어플레이스나 논픽션 랍상송처럼 벽난로 앞에 앉아 있는 느낌을 주는 스모키 향의 캔들이라면 더욱 좋다. 마치 ‘불멍’하듯 캔들의 깜빡이는 불빛을 바라보고 있으면 괴로운 감정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다.
그러는 사이 물이 끓으면 마리아쥬 프레르 플랑 륀 티 백을 넣고 물을 부어준다. 플랑 륀은 10여 년간 꾸준히 마신 차인데, ‘보름달’이라는 이름만큼이나 향기도 로맨틱하다. 달콤하면서도 스파이시한 향을 음미하다 보면 복잡했던 마음의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며 기운을 되찾는다. 게다가 뜨거운 차를 마시면 자연스럽게 심부체온도 올라가 몸이 나른해지고 자연스럽게 깊은 잠에 빠질 준비가 된다. 평소 불면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도 강추하고 싶은 리추얼이다. 프리랜스 뷰티 에디터 박정인
「 Face-steaming 」
마스크 때문인지 턱 주변에 오돌토돌한 좁쌀 여드름 같은 것들이 나기 시작했다. 그냥 방치하면 안에 노란 고름이 차는 화농성 여드름이 되기도 했는데, 평소 트러블이 나는 피부가 아닌지라 여러 방법을 찾아 전전했다. 턱 주변만 트러블 라인 화장품으로 바꿔 발라보기도 하고, 약국에서 트레오신티를 사서 바르기도 했는데 역부족이었다. 친한 피부과 전문의에게 물어보니 트러블 케어보다 피부에 각질이 쌓이지 않도록 해주는 게 급선무라 해서 ‘스팀’을 활용한 클렌징 리추얼을 시작했다. 아기들이 사용하는 면 수건 석 장에 물을 묻힌 뒤 전자레인지에 약 15초 돌려 스팀 타월을 만든다. 바로 얼굴에 대면 뜨겁기 때문에 부드러운 클렌징 밀크인 시슬리 리슬레로 1차 세안을 먼저 한다. 그사이 적당히 식은 스팀 타월을 얼굴에 덮고 지그시 눌러가며 클렌징 밀크를 부드럽게 닦아낸다.
시슬리 제품 특유의 아로마 향과 온기가 얼굴 전체를 감싸 안아주는 느낌에 그날 쌓인 피로마저 사르르 녹아내리는 느낌! 미온수로 패팅하듯 여러 번 헹궈내는 것으로 스팀 세안을 마무리한다. 데코르테 리포솜 어드밴스드 리페어 세럼과 달팡 인트랄 이너 유쓰 레스큐 세럼을 레이어드하면 스킨케어 끝! 확실히 스팀 리추얼을 한 뒤로 피부가 ‘야들야들’ 부드러워진 걸 느낄 수 있다. 얼마 전엔 스팀 타월을 만드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스티머까지 구입 완료. 이젠 더욱 편하고 확실하게 스팀 리추얼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엘르〉 뷰티 에디터 김선영
「 Hot Bathing 」
최근 허리 디스크가 도져 정형외과 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다. 자기장부터 초음파, 견인 치료까지 ‘물리치료 종합 3종 세트’를 받고 난 뒤의 마무리는 늘 온열 찜질이었고, 따뜻한 목욕과 찜질이 통증을 완화시킨다는 물리치료사의 말에 ‘입욕’을 시작했다. 워낙 뜨끈한 곳에서 몸을 지지는 걸 좋아하는 내 성향과도 맞고, 쌀쌀한 날씨 탓에 어떤 계절보다 입욕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었는데, 숙면을 취하고 싶을 때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도 욕조에 몸을 담그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다양한 입욕제 중에서도 적당한 거품과 신선한 페퍼민트 향, 수면 위에 푸르고 영롱한 컬러들이 서서히 퍼져나가는 러쉬 배쓰 밤 인터갈락틱은 마이 페이보릿! 일주일에 한 번, 늦은 밤이면 욕실을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바다로 만들어주는 일등공신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은하수빛의 따끈한 욕조 물에 얼굴만 빼꼼 내민 채 눈을 감고 15분간 휴식을 취한다.
이때 욕조 가까이 아벤느 오 떼르말 스프레이를 두고 피부가 건조해질 때마다 수시로 뿌려줄 것. 좀 더 여유로운 금요일 밤엔 마른 모발에 올라플렉스 No.3 헤어 퍼펙터를 발라 수건으로 머리를 감싼 뒤 수증기로 스팀 효과를 준다. 입욕 후엔 딥티크 스무딩 바디 폴리쉬를 사용해 각질을 제거하는데, 스크럽 입자가 미세해 세신사의 손길을 거친 듯 피부가 몰라보게 보들보들해진다. 원활해진 혈액순환 덕에 새로 태어난 듯 몸이 정화되고 정갈해지며,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 무엇보다 짧지만 온전하게 나를 위한 입욕 시간을 통해 일상에서 한 걸음 벗어나 충만한 회복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만족. 오늘밤도 난 욕조에 몸을 푹 담글 예정이다. 〈엘르〉 뷰티 에디터 김지혜
「 Aromatherapy for Mind Care 」
인생을 살다 보면 다양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그것을 하나하나 해결해 가며 깨달은 점은 어떤 경우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게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앞두면 누구나 잘해내고 싶은 욕심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으로 더욱 싱숭생숭해진다. 이럴 때마다 내가 찾는 리추얼 방법은 아로마 에센셜 오일을 활용한 ‘마인드 케어’다. 에센셜 오일마다 심리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다른데, 예전에는 샌들우드나 라벤더를 활용해 명상하면서 차분히 가라앉히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요즘은 오렌지 에센셜 오일을 통해 삶의 여유와 즐거운 감정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완벽하게 잘하려는 생각을 내려놓고 즐기자는 마음을 갖게 되면 더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다고 믿는 편.
나만의 방법을 공유하자면 우선 에센셜 오일을 엄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희석되지 않은 100% 퓨어 에센셜 오일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그렇게 고른 스위트 오렌지 오일을 손바닥에 두세 방울 떨어뜨린 다음 손의 열기가 전달되도록 충분히 비벼준다. 그 다음 골반 주변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면서 심호흡한다. 디퓨저 스톤이나 기기를 활용해 공간을 아로마 향으로 가득 채우는 것도 좋다. 비단 새해뿐 아니라 주중에도 너무 힘든 스케줄을 소화했거나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힘들었을 때 주말 ‘로그아웃’ 리추얼로 강추한다. 뷰티 콘텐츠 디렉터 황해운
「 Shopping 」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수록 나에게 맞는, 나와 평생 갈 제품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 해 동안 수고한 나에게 특별한 선물이자 보상으로 ‘쇼핑’만큼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지는 리추얼은 없는 듯! 이너 피스가 실현돼야 진정한 뷰티가 겉으로도 드러나는 것 아닐까? 더구나 연말연시이고 엄청난 세일 시즌 아닌가? 최근 주느세콰 앙상블의 캐시미어 니트 몇 벌과 바이레도 펄프 오 드 퍼퓸을 구입했고, 까르띠에 러브 브레이슬렛도 큰맘 먹고 구입했다.
거창한 리추얼을 찾기 위해 피부과를 찾는 대신, 매일 습관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뷰티 디바이스나 새로운 화장품과 향수, 영양제 등을 찾아보기도 한다. 메디큐브 에이지알 디바이스를 구입해 최근 TV를 보면서 꾸준히 사용하고 있고, 뉴트리라이트 밸런스 위드인 365도 매일 챙겨 먹고 있다. 쇼핑이 무슨 새해 뷰티 리추얼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더 좋고 오래갈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되고, 시술이나 마사지보다 즉각적인 만족도가 훨씬 크고 오래간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 운동을 하기 위한 운동 정기권도 ‘쇼핑’할 예정! 마케팅 디렉터 한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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