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사퇴요구에 이상민 “주어진 위치서 최선”…與는 박희영 난타
6일 국회에서 진행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2차 청문회에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 문제가 최대 쟁점이었다. 이 장관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야당 의원들의 수차례 사퇴 요구는 모두 거부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 “증인에게 책임을 물어야만 공직 사회 전반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경종을 울리게 될 것”이라며 자진 사퇴 의사를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공감하고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천 의원이 재차 “사퇴를 생각할 일말의 여지도 없냐”고 묻자, 이 장관은 “현재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으로 갈음하겠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자리를 지키겠냐”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도 “그건 나중에 생각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지금 거기 앉아 계시는 게 헌법에 위배된다고 생각하지 않냐”고 물었을 땐 “제가 답변드릴 사항이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을 향해 “증인에게 지나치게 사퇴를 강요하시고 나아가 탄핵까지 언급한다면, 과연 이 청문회가 누구를 위해, 뭐를 위해 하는 청문회냐”고 반발했다. 다만 이 장관은 이날 야당 의원의 사과 요구를 받은 뒤 자리에서 일어나 “이태원 사고에 대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정부를 대표해서, 개인적인 자격을 포함해서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지난달 26일 구속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구속 전 피의자 신문 당시 핼러윈 축제는 주최자가 없는 행사였기 때문에 지자체 책임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책임이 없는 사람이 무엇이 무서워서 수사 전에 휴대전화를 빠르게 교체했느냐”고 추궁했다.
그러자 박 구청장은 “휴대전화 기록을 지운 적이 없고, 비밀번호를 제공해서 포렌식도 다 끝났다”며 “기기 오작동이 있어 교체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영악하지 못하고 그런 것”이라며 “만약 제가 영악스럽게 생각했다면 (휴대전화를) 바꾸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 핼러윈 데이 대책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말에 “부구청장이 본인이 주재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답했다. 사건 초기 용산구청 보도자료에 허위 사실이 담긴 데 대해서도 “실무진의 실수”라고 밝혔다. 그러자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은 “‘내가 안 했다’는 말로 또 넘어가고 있다. 책임자가 태연하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우 위원장은 이어 “대한민국 기초단체장이 다 박 구청장 같지는 않다. 열심히 하는 분들이 더 많다”며 “그분들한테 지금 먹칠을 하고 있다. 발언할 때 정신 차려라”라고 거듭 질타했다.
박 구청장이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구민들에게 ‘헌법 위에 떼법이 있고 그 위에 국민정서법이 있다. 저는 국민정서법으로 구속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는 새해 인사 메시지를 보냈다”며 카카오톡 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제가 26일부터 구속됐는데 제가 어떻게 연락하겠나.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고 부인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의 활동 기간을 오는 17일까지로 열흘 연장했다. 전날 오전 국민의힘 주호영,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남은 기간 특위는 3차 청문회와 전문가 공청회 등을 진행한 뒤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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