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장 올해 더 뜨겁다...마침내 '오페라의 유령' 된 조승우도 컴백
올해도 한국 뮤지컬의 파티는 계속될까. 지난해 국내 뮤지컬 시장은 사상 최초로 매출액 4000억원을 돌파했다. 뮤지컬 티켓 판매액이 전체 공연 예술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6%나 됐다. 오페라, 클래식, 연극, 무용 공연을 모두 합친 것보다 비중이 크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뮤지컬 시장의 비약은 그간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살아난데다, 흥행이 보증된 ‘대작’ 위주의 편성이 주효하면서 시너지를 낸 결과라고 분석한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올해는 대작 공연은 물론, 거장들의 신작 초연까지 구성이 더 풍부하다”며 “지난해 대중적인 작품을 통해 유입된 신규 관객들을 ‘단골’로 묶어둘 수 있느냐에 따라 올해의 성적표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엔데믹 효과가 더욱 빛을 발할 올해, 뮤지컬 시장이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창작·오리지널·스테디셀러 총출동…2023년 뮤지컬 대전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에게 2023년은 특별한 해가 될 것 같다. 새롭게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부터, 오리지널 내한 공연, 13년 만의 명작 귀환까지 어느 때보다 라인업이 풍성하다.
뮤지컬계의 흥행보증수표 조승우가 마침내 ‘유령(팬텀)’이 됐다. 조승우는 13년 만에 한국어 공연을 개막하는 ‘오페라의 유령’에서 유령 역할을 맡았다. 그는 2001년 한국어 공연 초연 당시 같은 역할로 오디션을 봤지만, 영화 출연 등 일정 문제로 결국 유령이 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페라의 유령'은 프랑스 소설가 가스통 르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로, 영국 출신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이다. 국내에선 2001년 초연 때 7개월간 244회 공연되며 전국적인 뮤지컬 열풍을 일으켰다. 조승우와 전동석, 최재림을 비롯해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400회 이상 공연한 바리톤 김주택이 유령을 연기한다. 조승우가 ‘오페라의 유령’에 출연하는 건 처음이며, 새로운 뮤지컬 작품에 도전하는 건 7년 만이다. 3월 30일 부산에서 개막해 6월 18일 서울 관객을 만난다.
그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초연 ‘오페라의 유령’에서 마이클 크로포드의 OST를 접하고 느꼈던 작품의 감동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고 싶다”며 “뮤지컬 배우로 20년 이상을 무대에 서 왔는데 ‘유령’ 역으로 언제 다시 가면을 쓰고 연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기회를 소중히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거장의 신작 뮤지컬 ‘베토벤’ 한국 초연
창작 뮤지컬 중에는 7년 간의 제작 기간 끝에 한국에서 초연되는 ‘베토벤’을 눈여겨봄직 하다. ‘베토벤’은 뮤지컬계 명콤비인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와 극작가 미하엘 쿤체의 손에서 태어났다. 두 사람은 ‘모차르트’, ‘레베카’, ‘엘리자벳’ 등 세계적인 스테디셀러 뮤지컬을 만든 40년 지기 파트너다. 거장의 신작이라는 이유로 전 세계에서 초연 경쟁이 일어났지만 한국에서 첫 막을 올리게 됐다. 쿤체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유럽에서 베토벤은 신화와 같아서 그를 소재로 뮤지컬을 제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한국 관객들이라면 객관적인 시선에서 작품을 봐줄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뮤지컬 속 모든 노래는 ‘비창’ ‘월광’ ‘운명 교향곡’ 등 베토벤 곡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뮤지컬 애호가에겐 클래식에 다가갈 수 있게 하고, 클래식 애호가들은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하는 문화적 확장을 이루고 싶다”는 게 르베이의 포부다. 악성(樂聖) 베토벤 역에는 박효신·박은태·카이가, 그의 연인 안토니 브렌타노 역에는 옥주현, 조정은, 윤공주가 발탁됐다. 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다.
스테디셀러 뮤지컬 ‘맘마미아!’도 3월 관객을 찾아온다. 1999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한 ‘맘마미아!’는 세계적인 팝 그룹 아바의 히트곡을 선보이는 주크박스다. '댄싱퀸', '허니허니', 'SOS' 등 귀에 익숙한 아바의 음악이 귀를, 배경인 지중해 섬의 아름다움이 눈을 즐겁게 한다. 전 세계 450개 도시에서 6500만 명이 관람했다. 한국에선 2004년 첫 공연 이후 최단 기간 200만 관객 돌파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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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츠·시카고 내한…고양이와 노는 ‘젤리클석’ 부활
내한공연은 뮤지컬 ‘캣츠’부터 시작한다. 캣츠는 대문호 T.S.엘리엇의 연작시 ‘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1981년 웨스트엔드에 이어 이듬해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고, 동시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웠다. 전 세계 30여 개국 300개가 넘는 도시에서 8000만명이 관람했다. 특히 5년 만에 부활한 ‘젤리클석’이 팬들의 기대감을 키운다. 고양이들이 객석에 출몰해 관객을 놀라게 하는 연출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젤리클석은 2017년 공연 이후 5년 만에 부활했다. 부산 관객들은 6일부터 15일까지, 서울 관객은 20일부터 3월까지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다.
영국 헨리 8세의 여섯 부인의 삶을 재구성한 뮤지컬 ‘식스 더 뮤지컬’(3월 10일 개막, 코엑스 아티움)은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내한 공연을 연다. 지난해 한국 배우들의 무대로 큰 사랑을 받은 뮤지컬 ‘시카고’는 브로드웨이 내한 공연(5월 27일 개막, 블루스퀘어)으로 관객과 만난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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