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 흥국생명, 무너진 신뢰 어떡하나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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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놓인 흥국생명은 한 팀으로 똘똘 뭉칠 수 있을까.
지난달 29일 선두 현대건설을 잡아내며 승점을 3점차로 좁혔던 흥국생명은 휴가까지 다녀오며 새해를 맞이했는데, 권 감독의 경질로 선수단 분위기는 한 순간에 엉망이 됐다.
김 신임 감독은 2018년부터 2022년 초까지 4년 동안 흥국생명에서 수석코치로 당시 박미희 감독을 보좌한 바 있어 구단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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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놓인 흥국생명은 한 팀으로 똘똘 뭉칠 수 있을까.
흥국생명은 지난 2일 돌연 김여일 단장과 권순찬 감독의 동반 사퇴를 발표했다. 말이 사퇴지 사실상 경질 조치였다. 당시 임형준 흥국생명 구단주는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지휘봉을 잡은 권 전 감독은 흥국생명을 2위로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흥국생명 수뇌부의 과도한 개입이 발단이 돼 부딪혔고, 구단이 권 전 감독을 해임하면서 선수단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선두 현대건설을 잡아내며 승점을 3점차로 좁혔던 흥국생명은 휴가까지 다녀오며 새해를 맞이했는데, 권 감독의 경질로 선수단 분위기는 한 순간에 엉망이 됐다. 김연경을 비롯한 일부 고참급 선수들은 권 감독의 경질 소식을 접하고 경기 보이콧까지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했던 보이콧은 없었지만 5일 GS칼텍스전에서 선수들의 모습은 다소 무거워보였다. 경기 전 평소보다 늦게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고, 얼굴에선 미소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경기 내용도 그리 좋지 못했다. 옐레나가 V리그 커리어 최다 득점인 36점을 쏟아내 세트 스코어 3대 2로 간신히 승리했다. 김연경은 22점을 올렸지만, 2세트까지 5점을 올리는 데 그치는 등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경기 종료 후에는 어수선한 상황이 연달아 벌어졌다.
감독대행을 맡았던 이영수 수석코치는 경기 종료 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인터뷰실에 들어온 김연경과 김해란은 기자들을 통해 소식을 듣고서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구단과 선수단의 진실공방도 펼쳐졌다.
권 감독의 경질 사유로 꼽힌 ‘윗선의 선수 기용 개입’에 대해 신용준 신임 구단주는 “선수 기용이 아닌 선수단 운영과 로테이션에 대해 갈등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개입이라는 얘기가 자꾸 나오는데 그 부분은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김연경과 김해란은 “선수 개입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로 인해 패배한 경기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김연경은 인터뷰 말미에 “구단에서 운영하다 보면 여러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상황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팀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놀라운 사안”이라면서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계속된 논란으로 혼란에 빠진 흥국생명은 6일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부임했다. 구단은 김 감독에 대해 “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지도력을 겸비한 김기중 감독이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 신임 감독은 2018년부터 2022년 초까지 4년 동안 흥국생명에서 수석코치로 당시 박미희 감독을 보좌한 바 있어 구단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김 신임 감독은 선수단의 분위기를 추슬러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하지만 김 신임 감독이 선수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연경은 전날 인터뷰에서 “어쨌든 구단에서 원하는 감독님은 말을 잘 듣는 감독을 선호하는 것과 다름없다. 다음 감독님이 온다고 해도 신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흥국생명은 오는 8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IBK기업은행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 경기는 김 신임 감독의 데뷔전이다. 분위기가 침체된 흥국생명이 김 신임 감독 체제에서 다시 정상궤도에 돌아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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