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민에게 "나는 국민정서법으로 구속" 새해 인사? [이태원참사_기록]
[곽우신, 남소연 기자]
▲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2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남소연 |
"헌법 위에 떼법이 있고, 그 위에 국민정서법이 있습니다. 저는 국민정서법으로 구속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이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의 마지막은 '용산구청장 박희영 드림'이라고 쓰여 있었다. 6일 오후에 재개된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2차 청문회 현장은 이 메시지로 인해 술렁였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오늘 처음 본다"라며 해당 메시지 작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1차 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
ⓒ 남소연 |
용혜인 의원은 박희영 구청장이 구속되기 전 작성해뒀던 새해 인사 메시지가 용산구에 의해 공개된 데 이어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통상적으로 (용산구민들에게) 연락도 하셨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박희영 구청장은 구속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불가능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2022년 존경하는 박희영 청장님께서 구민 여러분들께 메시지를 전해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박희영 용산구청장입니다. 매스컴으로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영장을 발부 받아 구치소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용산구민 여러분, 헌법 위에 떼법이 있고, 그 위에 국민정서법이 있습니다.
저는 국민정서법으로 구속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이 어느덧 저물어 2일만 남아있습니다.
2022년 한 해 동안 저에게 넘치는 행복을 주신 용산구민 여러분께 고개숙여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다가오는 2023년 온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이 가득하시길 간구하며, 기도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용산구청장 박희영 드림.
이 메시지가 사실이라면, 박희영 구청장이 '떼법' '국민정서법'과 같은 표현을 써가며 본인의 법정 구속을 인정하지 못하는 취지의 새해 인사를 대리인을 통해 용산구민들에게 전달한 것이다. 용 의원은 "증인이 구속된 게 법적으로 책임이 없는데 유가족이 떼써서 떼법으로, 국민들이 박희영 구청장 싫어해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박희영 구청장 구속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희영 구청장은 본인이 지난해 12월 26일 구속됐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키며 "제가 보낸 게 아니다. 제가 저걸 어떻게 썼겠느냐"라고 항변했다.
그러자 용 의원은 "이 카카오톡을 올린 사람이, '박희영 구청장이 전해달라고 했다'고 올렸다. '메시지를 전해달라'라고"라며 "이 카카오톡을 올린 사람이 박성규씨인데, 모르시는 분인가?"라고 재차 캐물었다. 박 구청장은 "아는 분이긴 하지만 저는 보낸 적도 없다. 전혀 모르는 내용이다"라고 반복했다.
하지만 용혜인 의원은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마시라"라며 해당 메시지를 전파한 인물이 과거 제3·4대 용산구의원으로 용산구의회 부의장에 한나라당 중앙위원을 역임했던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10월 25일 지역행사에서 박희영 구청장과 함께 사진을 찍은 점도 언급했다. 지역 정치 활동을 해온 인물이 "자의적으로 구청장을 사칭해서 카카오톡 채팅방에 메시지를 뿌렸다고 지금 이야기하시는 건가? 그걸 누가 믿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구청장이 "수사를 통해서 밝혀질 일이다. 저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라고 답하자, 용 의원은 "그러면 꼭 이 사람 고소하시기 바란다. 그렇게 하시겠나?"라고 법적 조치를 요구했다. "구청장 사칭"이니 "본인이 결백하다고 하시면 고소하셔야 한다"라는 지적이었다. 박 구청장은 이에 대해 "확인해보겠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 우상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2차 청문회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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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구청장이 모르쇠로 일관하자, 용 의원은 "사퇴하시겠느냐?"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러나 박 구청장은 "아직 지금 그렇게 성급하게 판단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앞으로 사법부의 엄중한 판단과 조사에 의해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서 책임을 지겠다"라고 답했다.
용 의원이 "정말 치가 떨린다"라며 질의를 마치자, 우상호 국정조사특위 위원장도 이해가 잘 안 된다는 듯 "이 문자 메시지를 박희영 구청장 1인칭으로 보냈는데, 이게 본인에게 전혀 (고지가 안 된 건가)?라고 물었다. "(구속 중) 면회나 전언을 통해서 한 건 아니냐?"라고도 물었다.
박희영 구청장은 여전히 "전혀 모르는 이야기이다. 오늘 처음 봤다"라는 답으로 일관했다. 구속 상태에서는 "핸드폰을 쓸 수가 없다"라며, 전언을 통한 메시지 전달도 아니라고 항변했다. 우상호 위원장은 "이 분(박성규 전 용산구의원)도 참 희한한 분이다. 신기한 분"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청문회 진행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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