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해상풍력 반대 주민들, 무조건적 반대 그만둬야"

김동이 2023. 1. 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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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세로 충남 태안군수

[김동이 기자]

지난해 6.1지방선거에서 충남 태안군민의 선택을 받아 재선에 성공한 가세로 군수. 민선8기 출범 이후 <태안신문>과 첫 인터뷰를 한 가 군수는 태안해상풍력발전을 통한 자립 기반을 확보하겠다며 추진 의지를 밝혔다.

2023년도 본예산이 발목 잡힐 정도로 해상풍력발전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의 저항이 컸던 만큼 가 군수는 인터뷰 내내 해상풍력발전에 대한 복안을 중점적으로 설명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관련 기사 : 태안군의회, 본예산 처리 불발... 1989년 복군 이래 첫 사례 http://omn.kr/21z2w)

"해상풍력발전으로 자립 기반 조성해야"
 
 태안해상풍력발전에 대한 강한 추진 의지 밝힌 가세로 태안군수.
ⓒ 김동이
 
새해를 앞둔 지난해 12월 30일 태안군수실에서 만나 가 군수는 7950억 원의 본예산까지 발목 잡힌 사태를 의식한 듯 해상풍력발전에 반대한 일부 주민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가 군수는 "한 해 동안 군민들께서 군정을 전폭적으로 이해해줬고 많은 도움을 주셨다"면서도 "진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 정당한 주장이 아닌 진영 논리, 패거리 논리에 의해 왜곡될 경우 군민이 피해를 입게 된다. 행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생기면 조율해 풀면 된다"고 쓴소리를 냈다. 이어 "무조건적인 반대보다 합리적인 대안을 세워주면 수용하겠다"며 대화로 풀어나가자고 제안했다.

가세로 군수는 왜 태안군에 해상풍력발전이 필요하다고 보는 걸까. 이 부분에 대해 그는 "태안의 취약 요소가 자주재원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 의존도가 90%로 너무 높다. 재정자립도는 10%다. 특별한 대안이 없으면 계속 어려워진다"면서 자주재원 마련으로 자립 기반 조성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가 군수는 "(현재 태안은) 화력발전소가 점차 폐쇄되는 실정인데 대체 산업도 없고 대안 사업도 없다. 이대로라면 여기서 일하는 3천여 명이 지역을 빠져나간다"며 "해상풍력발전을 만들어 일자리도 주고 자주재원도 만들어 군민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것이 목표고 약속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익공유제를 통한 전 군민연금 100만 원 공약을 냈다. 군민의 선택을 받은 약속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 수용성 차원의 대안도 제시했다. 가 군수는 "피해가 큰 부분이 어민들이다. 어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하고, 어로행위나 환경적인 부분에 피해가 없다면 추진해야 하고, 부득이 나오는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 이익공유제로 해야 한다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태안으로 해양쓰레기 밀려와, 순환처리센터 추진되어야"

그러면서도 가 군수는 해상풍력 5개 단지의 비전을 긍정적으로 내다보지는 않았다. 전기사업허가가 난 태안해상풍력 외 단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단 것이다.

'해상풍력 5개 단지가 대단위로 시행된다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는 질문에 가 군수는 "해상풍력을 추진하는 단지가 5~6개 되고 있다. 능력이 있는 견실한 업체들이 와야 도움이 되는데 전기사업허가 난 곳도 한곳밖에 없고, 나머지는 구체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절차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5개 단지 다 할 수는 없다고 본다.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지금까지로 봐서는 2~3개 정도 되지 않을까 본다"고 내다봤다.

가 군수는 해양자원순환센터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해양자원순환센터는 근흥면 연포해수욕장 입구에 부지를 마련하고 추진에 들어갔지만, 현재 충남도와 이견으로 답보상태다.

가 군수는 "해양자원순환센터는 전 도지사가 있을 때 추진된 사업이다. 오폐수 처리까지 하려고 장소를 선정했는데 (도지사가 바뀌면서) 정리가 안 되고 있다"면서 "일부는 군에서 해야 할 오폐수 처리까지 도에서 해야 되느냐며 순환처리시설만 하자는 의견도 있는데 연초에 확실히 하려고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어 "태안 바다가 충남 전체의 48%를 차지하지만 이게 태안만의 바다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계절성 등 여러 요인으로 해양쓰레기가 태안으로 밀려들고 있다. 그래서 출발한 것이 해양자원 순환처리시설이다. 효율성과 합리성 제고를 위해 오폐수처리 시설까지 하는 것으로 했지만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다음에 의논하자고 했다. 도에서 추진하는 자원시설에 더 업그레이드된 시설 규모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가세로 태안군수
ⓒ 김동이
  
"가로림만 만대다리 예타면제사업에 반영시킬 것"

가 군수는 민선 8기에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당면현안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균형발전 ▲삶의 질 확보 ▲자립 기반 조성 등을 뽑았다.

가 군수는 "자립 기반 조성의 대표는 풍력발전이고, 삶의 질 확보는 문화와 예술까지도 서울시민 이상의 삶의 질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기업도시를 빨리 채워 넣어 선순환 고리를 강화하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가로림만 만대다리와 고속도로, 철길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만대다리 사업은 김태흠 충남지사가 취임 이후 예비타당성조사면제(예타면제) 사업에서 제외하면서 동력을 잃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열린 충남시장 군수협의회에서 김 지사가 예타면제 사업으로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추진 동력을 얻었다.

국도 38호선 해상교량, 만대다리 예타면제 대상사업은 2021년 6월 국도로 승격돼 해상교량 건설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대통령 공약과 민선 8기 도지사 공약에 반영됐다. 전국 시도와 협력해 예타면제를 위해서 대정부 및 국회에 공동 건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보령해저터널 개통 이후 태안을 찾는 관광객 수가 줄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가 군수는 " 2020년도에 관광객 1000만 명, 2021년에는 1260만 명이 왔다. 2022년에는 1750만 명이 태안에 찾아왔다"면서 "서울보다 경기, 인천분들이 많이 온다. 호남 관광객은 해저터널 개통 이후 62% 증가했다"며 태안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령 해저터널은 길이가 6.93㎞로 기존 국내 최장이던 인천북항터널(5.46㎞)보다 1.47㎞ 더 길다. 보령 대천항과 원산도를 잇는 국도 77호선으로 정식 개통한 뒤 원산안면대교에 이어 서해안 관광의 새로운 동맥이 되고 있다.

"발로 뛰겠다"

끝으로 가 군수는 "태안이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는 천하태안 건설을 위해 열심히 발로 뛰려 한다"면서 "역동적인 경제성장과 지역주도 균형발전, 군민 삶의 질 제고와 군민 자립기반 확충을 민선8기 지향점으로 두고 광개토 대사업을 필두로 한 사통팔달 교통망 구축과 신산업 육성, 태안기업도시 완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4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태안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어 태안군민이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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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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