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토끼의 해, 충남 태안 '원청리 별주부마을' 재조명 될까

김동이 2023. 1. 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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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살려 관광객 찾는 곳 될 것... 3월말까지 공사 예정, 별주부협동조합 계획도

[김동이 기자]

 사진은 별주부전 설화가 전해져오는 남면 청포대해변의 자라바위. 자라바위 앞에는 토끼를 꾀인 자라가 용궁으로 이동하는 수궁가의 한 장면이 석회암으로 조각돼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다.
ⓒ 김동이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의 새해가 밝았다. 충남 태안군에는 토끼와 관련된 지명이 두 곳 있다. 한 곳은 남면에, 한 곳은 안면도에 있다.

먼저 남면에는 일명 '토끼섬'으로 불리는 거아도리가 있다. 섬이 토끼와 비슷한 모양이라 붙은 이름으로 안면도 중장리에도 있다. 태안군에는 토끼와 관련된 대표적인 설화인 '별주부전'의 전설이 있는 상징적인 곳도 있는데, 남면 원청리 '별주부마을'이다. 

별주부전 유래를 가진 곳은 전국에 두 곳뿐이다. 과거에는 서로 '별주부전'의 유래지라며 자존심 싸움을 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곳은 남면 원청리이고, 다른 한 곳은 경남 사천시 서포면 비토리(飛兎里)다. 비토리 또한 바다를 배경으로 토끼전(별주부전)의 전설이 스며있는 곳이다. 별주부전의 유래지이자 스토리텔링이 잘 살아있는 남면 원청리에도 자라바위를 비롯해 용새골, 묘샘 등의 지명이 잘 스며들어 있다.

특히, 별주부마을에 우뚝 서 있는 '별주부센터'는 지난 2010년 1월 문을 열었지만 안타깝게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토끼전설이 스며있는 남면 원청리 '별주부마을'
 
 청포대 해변에 자리한 자라바위. 색이 다른 바위가 덕바위다. 이곳 자라바위에는 지난 2010년 워크숍 차 태안을 찾았던 농수산식품부 공무원들이 탄 승합차가 이곳 자라바위를 들이받고 8명이 사망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한 아픔을 지니고 있다.
ⓒ 김동이
 
이미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남면 원청리의 '별주부마을', 마을 중심에 우뚝 서 있는 별주부센터를 넘어 청포대 해변으로 이동하면 자라바위가 한눈에 들어온다. 자라바위 인근에는 별주부전 설화와 연계돼 한 해 풍어를 기원하는 '용왕제'가 열리는 상징적인 공간도 남아 있다.
청포대 해안가로 이동하면 자라바위가 눈에 띈다. 자라바위에는 일명 '덕바위'가 놓여 있는데 덕바위에는 이를 설명하는 글귀가 이렇게 새겨져 있다. 
 
자라(별주부)의 감언이설로 자라의 등에 업혀 수궁에 들어갔던
토끼가 재치를 발휘하여 구사일생으로 육지에 돌아오게 되자 "
간을 빼놓고 다니는 짐승이 어디있냐"며 자라를 놀려대고는
노루미재 숲으로 달아난다.

그러자 자라는 자신의 충성이 부족하여 토끼에 속았다고 탄식하여
용왕을 향해 죽는다. 죽은 자라가 변화한 것이 바로 이 바위이며
그래서 이 바위를 자라바위 또는 덕바위로 불려오고 있다. 

자라바위는 설화와는 무관하지만 아픔이 서려 있기도 하다. 지난 2010년 워크숍 차 태안을 찾았던 농수산식품부 공무원들이 탄 승합차가 이곳 자라바위를 들이받고 8명이 사망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한 것. 당시 청포대 해변은 차량이 운행할 수 있을 정도로 해변이 단단했다. 이 사고 이후로 청포대해변의 차량 출입이 전면 중단됐다.
자라바위에서 나와 별주부마을로 이동하는 큰 길가에는 '용새골'이라 새긴 큰 바위가 눈에 띈다. 용새골에는 이런 설화가 전해진다.
자라(별주부)가 토끼의 생간을 구하기 위해 용왕의 명을 받고
처음으로 육지에 올라온 곳이 바로 이곳 용새골로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용왕이 청산녹수 맑은 물을 따라 자주 오르내린 곳이라는
전설도 있다.

이곳을 지나 별주부센터로 이동하면 토끼가 간을 떼어 놓았다고 속인 묘샘이 나온다. 묘샘은 "토끼가 자라(별주부)의 유혹에 넘어가 자라의 등에 업혀 수궁(水宮)에 들어간 후 용왕이 토끼를 결박하여 간을 내라는 명이 있자 '토끼의 간을 떼어 청산녹수 맑은 샘에 씻어 감추어 놓고 왔다'는 샘"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용왕에게 거짓말로 구사일생한 토끼가 자라를 놀린 뒤 사라졌다는 '노루미재'가 스토리텔링을 마무리한다. 노루미재에는 이런 설화가 전해온다.
마치 노루의 꼬리와 흡사하다 하여 불리어진 이름으로 토끼가
자라의 유혹에 빠져 자라의 등에 업혀 수궁(水宮)에 들어갔다가
용왕에게 거짓말을 하여 구사일생으로 육지에 돌아와 "간을 빼놓고
다니는 짐승이 어디 있느냐"고 자라(별주부)를 놀려댄 후 사라진 곳이
바로 이 노루미재이다.

개점휴업 '별주부센터' 되살아날까
 
 개점 휴업 중인 별주부센터. 현재는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상황이지만 태안군이 지난해 12월 30일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 김동이
 
별주부마을에는 별주부센터도 있는데, 지난 2010년 1월 남면 원청리에 건립된 지하1층·지상9층 규모로, 독살전문 어촌체험 휴양마을이자 고전 설화 별주부전의 발원지로 알려진 별주부마을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지난해 12월 30일부터 별주부센터가 내부 리모델링에 들어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별주부마을 출신 김종욱 전 태안군의원은 "경로당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사용률이 저조하다"면서 "별주부센터에 대한 군의 관심이 전혀 없어 어려운 점이 많다. 특히 전기세 등 운영비가 연간 2천만 원 정도 들어가는데 마을에서 부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리모델링에 들어간 별주부센터. 6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별주부센터가 리모델링을 마치면 독살체험객 편의시설과 농수산물 판매장, 커피숍 등 다양한 시설이 관광객들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 김동이
 한편 태안군은 군비를 포함해 6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별주부센터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해양수산부의 '해(海)드림 사업'에 선정돼 예산 3억 원도 확보했다. '해(海)드림 사업'은 오래 방치돼 온 어촌 유휴 공동시설을 새로운 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어촌 특화사업에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태안군 관계자는 "올 3월 말까지 공사를 진행한 뒤 4월경 준공 예정"이라면서 "해드림사업은 예산이 3억 원이지만, 시설이 크고 내부 철거량도 많아서 공사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군 자체 사업비로 설계비까지 포함해 3억 2천만 원을 추가해 총 6억 2천만 원이 투입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별주부협동조합을 만들고 체험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고 농산물 판매, 커피숍 등도 운영하는 등 별주부전망대를 활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자라바위 앞 자라 등에 오른 토끼 조형물이 설치돼 별주부전의 유래지라는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다.
ⓒ 김동이
 자라바위에 얹혀져 있는 덕바위.
ⓒ 김동이
 
 별주부센터 앞에 설치돼 있는 관광안내지도.
ⓒ 김동이
 
 자라(별주부)가 토끼의 생간을 구하기 위해 용왕의 명을 받고 처음으로 육지에 올라온 곳이 바로 이곳 용새골이다. 스토리텔링이 참 잘 돼 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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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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