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막는다”…HUG, 감정평가법인 대거축소

서울 시내의 주택 밀집지역. 연합뉴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 보증 상품에 가입할 때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감정평가가 앞으로 소수의 감정평가법인에서만 진행할 수 있도록 제한된다. 전셋값이 시세보다 높은 깡통전세 주택인데도 감정평가액을 부풀려 보증 상품에 가입하는 꼼수를 막기 위해서다.

HUG는 오는 31일부터 자사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전세금안심대출보증·전세자금대출특약보증과 관련한 감정평가는 한국감정평가사협회에서 추천한 감정평가법인 40곳에 의뢰해야 한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1일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전세 사기 대책의 일환이다. 기존에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전세 보증보험 가입을 위해 감정평가 법인 등을 따로 지정할 수 있었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에 등록된 법인 및 사무소는 6일 기준 서울 1542개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4514개가 있다.

현재 HUG 전세 관련 보증을 받기 위해서는 공시가격의 140%·매매가 등으로 산정된 시세보다 전세금이 낮아야 한다. 다만 가격정보가 형성되지 않은 채로 분양되거나 임대차계약이 체결되는 신축 빌라는 시세 산정이 어려워 감정평가액을 근거로 보증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감정평가사와 집주인이나 세입자 등 의뢰인이 결탁해 의도적으로 감정평가액을 높여 보증 상품 가입이 가능했다.

HUG 관계자는 “기존엔 감정평가사협회에 등록한 감정평사가는 누구든 감정평가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협회에서 추천하는 곳에 한해 감정평가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