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흥행 적신호?… 숫자로만 평가될 수 없는 ‘영웅’ 안중근의 의미

박정선 2023. 1. 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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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린 뮤지컬 영화 '영웅'은 190만 관객(5일 기준)을 넘어섰다.

한 영화 관계자는 "아무리 뮤지컬 영화라고 하더라도 영화 관객들은 전체적인 서사와 개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게 영화와 뮤지컬의 차이"라면서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뮤지컬을 영화의 스크린으로 가져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특히 유명한 원작일수록 각색의 허용범위가 좁을 수밖에 없다. '영웅' 역시 아직은 시네마로서의 아쉬움은 있지만 기존 뮤지컬 영화들과 비교했을 땐 꽤 좋은 퀄리티의 결과물이 나왔고 가능성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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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만 관객 모은 '영웅'...손익분기점은 350만
'뮤지컬 영화' 넘어 '시네마'로서 인정 받아야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린 뮤지컬 영화 ‘영웅’은 190만 관객(5일 기준)을 넘어섰다. 신작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 ‘장화신은 고양이’에 밀려 한 차례 4위까지 순위가 떨어졌지만 다시금 2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영웅’의 흥행 부진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초 이 작품에 거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CJ ENM

개봉 전부터 ‘영웅’은 ‘해운대’ ‘국제시장’을 흥행시키면서 ‘쌍천만 감독’으로 불리는 윤제균 감독이 8년 만에 내놓는 신작으로 크게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동명의 뮤지컬 원작은 이미 2009년 초연되면서부터 이번 시즌까지 총 아홉 차례에 걸쳐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동시기 개봉한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과 ‘영웅’의 격돌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아바타2’의 기세에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고도 평가한다. 단순 관객수로만 봤을 때의 격차는 물론 크다. ‘아바타2’는 개봉 22일 만에 800만 관객을 가뿐히 돌파했다.


하지만 애초에 두 작품은 같은 대결구도에 둘 수 없다. 두 작품의 제작비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견줄 만 하다. ‘아바타2’는 제작비만 약 3억5000달러(한화 약 4500억원)가 투입된 대작이다. 이는 할리우드 사상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반면 ‘영웅’의 제작비는 140억원가량(손익분기점 350만)으로 알려졌다.


‘영웅’은 굳이 ‘아바타2’와 비교하지 않아도 작품 자체의 이야기만으로도 높게 평가될만한 영화다. 혹자는 ‘국뽕’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후 순국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면서 관객을 울리고, 다시금 역사를 기억하도록 만든다. 뿐만 아니라 뮤지컬 영화답게 음악적인 만듦새도 꽤 훌륭하다. 연기와 노래가 겉도는 한국 뮤지컬 영화의 문제점을 윤제균 감독은 영리하게 ‘현장 라이브 녹음’으로 풀어냈다. 원작 뮤지컬에 출연한 정성화를 비롯해 앙상블 배우들을 캐스팅한 것도 완성도는 높이는데 일조했다.


ⓒCJ ENM

수치 면에서도 그리 낙담할 일은 아니다. ‘영웅’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음악 영화 ‘맘마미아!2’의 개봉 2주차 누적관객수 158만, ‘라라랜드’의 개봉 2주차 누적관객수 129만 보다 앞선 속도다. 그간 ‘사운드 오브 뮤직’ 등 고전을 비롯해 ‘맘마미아!’ ‘시카고’ ‘레미제라블’ ‘위대한 쇼맨’ ‘라라랜드’까지 수많은 히트작이 탄생하면서 뮤지컬 영화는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된 포맷으로 통했지만, 정작 성공한 국내 뮤지컬 영화는 없었다. 이런 성황에서 ‘영웅’의 흥행 속도는 충분히 유의미한 성적이다.


남은 과제는 있다. ‘영웅’이 뮤지컬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으니, 이제 ‘뮤지컬 영화치곤…’이라는 평가를 넘어서서 온전히 ‘시네마’로 인정을 받아야 할 때다. 뮤지컬은 라이브 공연이 주는 감동이 압도적으로 크다. 물론 서사나 개연성도 중요하지만 이런 허점을 현장감이 희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영화는 다르다. 스크린을 통해 전달되는 영상은 스토리의 개연성이 관객의 몰입도와 만족감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한 영화 관계자는 “아무리 뮤지컬 영화라고 하더라도 영화 관객들은 전체적인 서사와 개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게 영화와 뮤지컬의 차이”라면서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뮤지컬을 영화의 스크린으로 가져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특히 유명한 원작일수록 각색의 허용범위가 좁을 수밖에 없다. ‘영웅’ 역시 아직은 시네마로서의 아쉬움은 있지만 기존 뮤지컬 영화들과 비교했을 땐 꽤 좋은 퀄리티의 결과물이 나왔고 가능성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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