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급여 달라" 무릎 꿇고 절규…中 노동자들 시위 나섰다
중국에서 코로나19 방역 해제 이후 체불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시위가 늘고 있다. 오는 21일 시작되는 춘제(春節ㆍ중국 설날)를 앞두고 밀린 임금을 받아 고향으로 가려는 노동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당국이 기업들에 임금 지급을 촉구했지만 시위는 갈수록 늘어나는 양상이다.
지난 5일 톈진시 투자로 설립된 톈진성투그룹(天津城投集團)에 건설 노동자들이 몰려 들었다. 해당 기업은 도시 기반 시설을 건설하는 국영 기업이다.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은 “책임자가 나와서 직접 해명하라”며 공안과 대치한 채 시위를 벌였다.
이날 기업이 밀집해 있는 광저우(廣州)와 선전(深圳)에서도 “밀린 급여를 지급하라”며 집단 시위가 벌어졌고 광둥성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는 한 작업 인부가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고공 시위를 하기도 했다.
트위터 등 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4~5일 이틀간 영상으로 포착된 중국의 체불 임금 시위는 40여건에 이른다. 베이징은 물론 허난(河南),산둥(山東),네이멍구(內蒙古)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통제가 심한 중국 SNS도 마찬가지다. 직접적인 시위 영상은 올라오지 않지만 대신 생계가 어렵다며 무릎을 꿇고 밀린 급여를 달라고 호소하는 등의 영상이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회자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권리를 되찾으려는 사람들이 왜 무릎을 꿇어야 하나”, “이 사회에 정의가 있는가”, “얼마나 슬프고 무력한가” 등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強) 총리는 지난달 29일 국무원 임금체불대책회의에서 “노동자들은 새해를 맞아 힘들게 번 돈을 받고 싶은 절박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들이 제때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익 구조가 악화한 기업들이 임금 지급을 미루면서 노동자들의 시위는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이다. 미국 비영리조직인 ‘중국노동관찰’(Chian Labor Watch)의 리창(李强) 대표는 6일 미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국가 전체의 방역 정책 실패로 경기가 나빠져 중국 기업들의 임금 체불이 만연해 있다”며 “정부가 단속해도 기업들의 지급 여력이 없다. 모든 피해가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20년 3월 이후 또다시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7%에서 4.6%로 0.1%포인트 낮췄다. 코로나 방역 해제 이후 중국 경제 회복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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