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예비소집일 지났으면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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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경 기자]
▲ 초등학교 1학년 자신의 교실을 바라보고 있다. |
ⓒ 픽사베이 |
저녁에 현관문 벨이 울려 나가 보니 통장님이 서 계셨다. '취학통지서 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서류 봉투 하나를 내미셨다. 아파트에 살면서 좀처럼 대면하지 못한 분인데 직접 우편물을 일일이 전해 주시는 모습이 낯설었다. 취학통지서를 보고 있자니 어느덧 자라 학령기에 접어든 아이가 기특하기도 하고, 혼란을 겪고 스스로 적응해야 할 일이 만만치 않음을 알기에 걱정되기도 했다.
올해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지만 큰 변화를 앞두고 생각하기를 피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한동안 거실에 쌓여있던 서류 봉투를 다시금 챙겨보니 예비소집일이 코앞이다. 제출해야 할 서류와 향후 일정을 챙기면서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실감할 수 있었다.
드디어 예비소집일날 취학통지서, 기초조사서를 들고 학교로 향했다. 아이의 입장이 되어 등굣길을 따라가 보았다. 늘 지나치던 초등학교인데 도보로 가는 건 처음이다. 아이가 혼자 대로를 건너고 이 길을 따라 등교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지금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처럼 느껴진다. 만 6세에 홀로 외출한다는 건 아직 못 미덥고 불안하다.
나는 교사로 일하고 있어 학교가 그리 낯선 공간은 아니다. 학교의 모습과 구성원은 제각각이지만 어떻게 운영되는지 옆에서 볼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나의 경험과 익숙함이 오늘은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교문을 지나 교무실로 향하면서 '실내화로 갈아 신어야 할까? 그냥 올라가야 할까? 덧신은 있을까?'를 고민했다. 다른 학부모의 모습을 곁눈질하며 살피는 모습이란. 영락없는 신입생 학부모다.
교무실에 준비해 간 서류를 제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걱정과 불안, 기대감 같은 복합적인 감정이 일었다. 불안은 피할수록 커지고 직시할 때 자취를 감추지 않나? 2년 전 맡았던 1학년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을 떠올려보면 걱정을 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입학을 앞두고 챙겨야 할 것들을 정리해 보는 이유다.
첫째, 방과 후 일정을 정하고 아이에게 숙지시켜야 한다. 1학년 같은 경우 대개 12시에서 1시 사이에 학교 일과가 끝나게 된다. 하교 시간에 맞춰 집으로 돌아올지, 학원으로 갈지, 방과후학교나 돌봄 교실을 이용할지를 정한다.
스스로 하교 하기 어렵다면 만날 장소를 정할 수 있겠고, 학원을 이용한다면 학원차량의 위치도 일러둬야 한다. 방과후학교나 돌봄 교실을 이용한다면 교실이 바뀌기에 대략적인 위치 정도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오후 일과 중 자투리 시간이 생긴다면 학교 도서관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 방과후학교에서는 방과 후에 교과를 비롯한 예체능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교마다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다르며,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신청하니 일정을 체크해 둬야 한다. 인기 있는 강좌는 보통 빨리 마감되니 느긋한 마음은 금물이다.
셋째, 돌봄 교실은 방과 후에 이용할 수 있고, 특기적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개인 활동을 할 수 있다. 희망학생을 대상으로 학교마다 선정기준에 따라 선발하고, 신청인원이 많을 경우 추첨을 하기도 한다. 방과 후 일정으로 돌봄 교실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자녀를 돌봐줄 수 없는 사정(맞벌이가정)이라면 구비서류와 마감 일정을 꼼꼼히 챙겨 신청해 봄직하다.
넷째, 초등학교에서는 희망에 따라 우유 급식을 하고 보통 1교시 전후로 먹는다. 가격은 시중보다 저렴한 축에 속한다. 우유 급식을 희망한다면 우유갑을 스스로 열 수 있도록 연습해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젓가락 사용 연습도 같은 맥락에서 필요하다.
그 밖에 1교시 전 아침활동으로 독서시간이 있다면 책을 챙겨가는 것이 좋고, 화장실 배변 처리도 스스로 해야 하니 방법을 익혀둬야 한다.
아이가 무탈히 초등학교 생활에 연착륙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나 또한 학부모로서 걱정이 앞서고 아이에게 있을 큰 환경 변화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하지만 다방면으로 준비하고 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렇게나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앞서 정리한 네 가지 내용을 체크리스트 삼아 정리해 보면 어떨까? 또 학교에는 교육 전문가인 교사도 있으니 어려움이 있을 때 교육공동체 구성원인 교사와 상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와 2인 1각 게임의 출발선에 선 학부모님들께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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