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의 숨터뷰⑨] 공훈철 대표 "제작자의 신뢰, 긍정적 시너지 이끌어내" (엑:스피디아)

김예나 기자 2023. 1. 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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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나의 숨터뷰'는 음악 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담아 전하는 엑스포츠뉴스만의 기획 인터뷰입니다. 관객들과 아티스트들의 '숨'으로 가득찬 음악 산업 현장, 그 속에서 뜨거운 열정을 안고 희망을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모든 일은 결코 혼자만의 힘으로 해낼 수 없다는 것. 베테랑 매니저에서 내공 가득한 제작자로 도약한 공훈철 대표의 철학이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안긴다. 

엑스포츠뉴스의 '숨터뷰' 아홉 번째 주인공은 연예 기획사 레드스타트이엔엠을 이끌고 있는 공훈철 대표다. 

그는 23년차 베테랑 매니저로서 국내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매니지먼트 및 음반 제작 등에 참여하며 가요계 혁혁한 공을 세웠다. 현재는 레드스타트이엔엠 소속의 새로운 보이그룹 론칭을 위해 모든 열정을 쏟고 있다. 

◆ 열정의 서사, 운명처럼 스며든 음악 인생 

20여 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매니저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다한 공 대표의 끈기와 열정, 그 배경에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끼에서 비롯됐다. 

고등학생 시절, 대학생의 낭만을 꿈꾸던 공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고등학교 밴드부 공고를 접했고, 오디션 곡으로 편승엽의 '찬찬찬'을 불러 주목 받았다. 당시 록 밴드부 오디션에서 트로트곡을 부르는 공 대표의 모습에 선배들은 어리둥절. 그럼에도 공 대표의 당찬 패기는 높은 점수를 샀고, 당당하게 록 밴드 보컬로 함께하게 됐다. 

"록 밴드 오디션에서 '찬찬찬'을 부르니까 선배들은 저를 '또라이'로 봤어요. 선배들이 보기에 제가 평범하지는 않았던 모양이에요. 이후로도 지역 축제나 어르신들 모신 자리에서 분위기가 가라앉게 되면 저만의 주특기인 트로트곡 메들리를 불렀죠." 

대학생 시절, 1년 간의 러시아 교환학생 생활 역시 공 대표의 음악적 견문을 넓히고 스펙트럼을 확장시키는데 중요한 시기로 손꼽혔다. 당시 우연한 기회로 떠난 러시아에서 MTV를 처음 접한 공 대표는 해외 음악 시장의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매력에 사로잡히게 됐다고. 

한국에 돌아와 전공을 살려 취업까지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공 대표의 머릿속에는 온통 음악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했다. 아티스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음악 시장의 흐름을 읽는 능력은 공 대표의 강력한 무기. 매니저가 되겠다는 포부 하나로 서울 지리부터 익히며 노력을 이어온 그는 결국 매니저의 길에 정식으로 발을 내딛었다. 

◆ 꿈의 매니저, 제작자로서 새 꿈 

그룹 젝스키스 이재진, 강성훈의 매니저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꿈을 펼치게 된 공 대표는 김현철, 성시경, 박효신, 이승환 등 국내 실력파 보컬리스트들과 함께했다. 이들과의 음악적 교감과 고민, 비전을 나누던 시간들은 공 대표를 매니저로서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 더불어 매니저를 넘어 제작자로서 큰 뜻을 품을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었다. 

"이름만 들어도 굵직한 꿈의 가수들과 만나 함께하는 시간 동안 정말 행복했어요. 이들의 성장 속에서 저도 함께한다는 자체로 기뻤죠. 하지만 세월이 흐를 수록 저도 변화해야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때부터 공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내공을 바탕으로 아이돌 그룹 론칭의 비전을 키웠다. 다만 급하게 아이돌 판으로 뛰어들지 않았다. 아이돌 시장에 대한 이해와 제작자로서 마인드를 갖추기 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가수 박학기의 장녀 단아(박승연) 걸그룹으로 잘 알려진 마틸다(MATILDA)와 6인조 걸그룹 페이버릿(FAVORITE) 등 아이돌 그룹을 맡게 된 공 대표는 이 당시 새로운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배우는 동시에 변화의 고충을 알게 됐다. 

"멤버들의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제가 다 직접 관리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다 보니 세부적인 과정에서 많이 배웠어요. 촉박한 스케줄 속에서 세세하게 신경쓴다는 것이 쉽지 않았죠. 그래도 멤버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이 방식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멤버들이 무대 위에 올라가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제가 이들의 무대에 대한 피드백을 해줘야하는 책임감을 배웠습니다."  

"그동안 솔로 아티스트들과는 무엇이든 함께 만들어간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하지만 아이돌 그룹 매니저는 마치 돈만 벌어오는 가장의 느낌이 들었죠. 멤버들도 저와 소통하기 어려워하고, 거리감도 느껴졌어요." 

◆ 혼자가 아닌 우리, 함께 만들어가는 긍정 시너지 

아이돌 그룹 제작자로서 고민이 깊어질 무렵, 공 대표에게 큰 깨달음을 준 사건이 발생했다.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던 한 가수의 노래가 음원 차트를 휩쓸며 큰 성공을 거둔 것. 공 대표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촉' '예감'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다.  

"처음 그 곡을 들었을 때 성공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음원 차트 1위를 하고, 많은 사랑을 받게 됐죠. 이때부터 경험치나 연륜도 중요하지만, 달라진 트렌드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인정하게 되었어요." 

"제 생각이 100% 맞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을 느끼게 됐죠. 이제 더 이상 저 혼자 모든 일을 할 수는 없더군요. 이후로는 저와 함께하는 스태프들을 믿고, 각자 업무를 맡기는 방식을 택하게 되었어요. 제작자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서포트하고, 이들을 빛나게 만드는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 대표의 깊은 신뢰와 전폭적인 신뢰를 통해 스태프들의 역량 역시 높아졌고, 최고의 결과물을 내놓았다. 각 분야 전문가들을 믿고 의지하며 방향성을 잡아주는 공 대표의 서포트에서 비롯된 긍정적인 시너지였다. 

"제가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각 분야의 전문가에게 맡기다 보니까 훨씬 더 마음이 편해지고 업무적으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아직 목표치까지 달성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함께 만들어간다면 충분히 해낼 것이라는 기대가 큽니다." 

◆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기본' 

공 대표가 현재 론칭 준비 중인 보이그룹의 핵심은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실력파 보컬리스트들과 협업하며 실력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크게 느껴온 공 대표다운 소신이자 철학일 터. 

"발라드 가수든, 아이돌 그룹이든 본질은 노래 실력이겠죠. 노래 실력을 갖췄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 준비하는 연습생 친구들에게도 항상 기본에 충실하라 조언합니다. 정말 제대로 준비시켜서 내보낼 것입니다." 

이들은 현재 Mnet '보이즈 플래닛', MBC '소년판타지-방과후 설렘 시즌2' 등 보이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로 나선 상황. 데뷔 전부터 실력과 비주얼을 모두 인정받으며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먼저 알릴 이들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공 대표는 아직 부족한 실력이라며 거듭 겸손한 면모를 드러냈다. 동시에 이번 기회를 통해 평가만 받기보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또 다른 성장을 기대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경험 삼아 한, 두 명 정도만 내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모두 다 참가하게 됐어요. 이왕 모두 참가하게 됐으니 후회가 남지 않도록 즐기고 돌아왔으면 좋겠네요. 응원합니다." 

20여 년의 오랜 내공과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꽉 찬 공 대표에게서 자신감이 엿보였다. "제 이름을 걸었기 떄문에 잘 될 것"이라는 공 대표와 그가 제작한 보이그룹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 드는 이유다. 

사진=레드스타트이엔엠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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