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더 힙합의 한 축,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현파 2023. 1. 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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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힙합 레이블 비스메이저 컴퍼니(이하 VMC)가 설립 9년 만에 해산한다.

VMC는 지난 1월 3일, 레이블의 공식 SNS 계정을 통해 "VMC는 그동안의 사업 전개와 모든 아티스트의 전속 계약을 종료하고 다시 크루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전했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부흥은 물론, 한국 힙합 문화 전체의 부흥을 꿈꿨던 VMC의 발자국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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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힙합 레이블 비스메이저 컴퍼니, 설립 9년 만에 해산

[이현파 기자]

 
 비스메이저 컴퍼니(VMC)가 2023년 1월 부로 레이블을 해산하고 크루로 돌아간다. 사진은 VMC 소속 아티스트들.
ⓒ 비스메이저 컴퍼니
 

한국의 힙합 레이블 비스메이저 컴퍼니(이하 VMC)가 설립 9년 만에 해산한다.

VMC는 지난 1월 3일, 레이블의 공식 SNS 계정을 통해 "VMC는 그동안의 사업 전개와 모든 아티스트의 전속 계약을 종료하고 다시 크루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전했다. VMC는 1월 발매를 앞둔 앨범, 그리고 2월 5일 예정된 마지막 레이블 콘서트를 통해 항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힙 팬들 사이에서 VMC는 선 굵은 힙합 음악으로 상징되는 레이블이다. 2011년 래퍼 딥플로우와 우탄, 아트디렉터 로우디 등이 뭉친 크루에서 출발했고, 2014년부터 레이블로 재편되었다. 그리고 래퍼 넉살과 던밀스, 오디 등이 합류하면서 현재 힙합 팬들에게 익숙한 체제를 갖췄다. 이후 외국인 랩 듀오 파트 타임 쿡스(Part Time Cooks), 재미 교포 래퍼인 로스(Los), '고등래퍼 2' 출신의 이로한, 문학적인 가사로 높이 평가받아온 QM 등이 합류하면서 레이블의 색채를 더욱 굳혀 나갔다.

VMC가 남긴 족적

대중적인 히트곡이 많지는 않았지만, VMC에서 발표된 45장의 앨범 중에는 힙합 팬들에게 사랑받는 수작이 많았다. 한국대중음악상 2관왕(올해의 음악인, 최우수 랩&힙합 노래상)에 빛나는 딥플로우의 정규 3집 <양화>(2015), 2017 한국 힙합 어워즈 올해의 힙합 앨범상 수상작인 넉살의 <작은 것들의 신>(2016), 로스의 < SKANDALOUZ >(2021)등이 대표적이다.

VMC의 주축 래퍼인 딥플로우와 넉살 역시 쇼미더머니 777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긴 했지만, VMC는 쇼미더머니 바깥의 힙합을 소개하는 데에 진심으로 임했다. 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보일링 프로젝트(Boiling Point)'가 대표적이다. VMC가 신인 아티스트의 앨범 제작을 지원하고 소개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부현석, 록스펑크맨, 이현준 등이 앨범을 발표했다. 쇼미더머니 10의 준우승자인 여성 래퍼 신스(SINCE) 역시 보일링 프로젝트를 통해 첫 앨범 < SINCE 16' >을 내놓았다.

최근 몇 년 동안 유서깊은 힙합 레이블들의 해산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더콰이엇과 도끼, 빈지노로 상징되는 일리네어 레코즈는 2020년에 해산되었다. 팔로알토가 이끌었던 하이라이트 레코즈 역시 12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지난 2022년 4월 해산되었다. 소속된 아티스트들의 지향점이 달라진 점, 2년 간의 팬데믹을 거치면서 공연 수익을 거둘 수 없다는 점 역시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열한번째 시즌째 이어지고 있는 '쇼미더머니'가 착시 현상을 일으키고 있지만, 한국 힙합 시장은 여전히 협소하다. 힙합의 장르적인 멋, 양질의 앨범만으로 레이블이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

딥플로우는 2020년에 발표한 정규 4 'FOUNDER'에서 레이블을 끌어나가는 경영자로서의 고충을 고백했다. 이제 딥플로우는 경영자의 무게를 내려놓고 크루의 래퍼로 돌아간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부흥은 물론, 한국 힙합 문화 전체의 부흥을 꿈꿨던 VMC의 발자국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업종 항목엔 처음엔 뭐라 적어야 되나 꽤 고민했지 힙합이라 써야 돼?
담당자는 음반기획업 업태는 서비스래 그래 이게 다 팬서비스지 뭐겠어 너스레
Crew에서 Company 두목에서 사장님 감투는 달라져도 호칭까지는 사양임"

- '대중문화예술기획업(딥플로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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