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된 美노동시장, 힘받는 긴축…Fed 관건은 '임금'

뉴욕=조슬기나 2023. 1. 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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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된 노동시장은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사이클이 예상보다 더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Fed가 노동시장 과열을 판단하기 위해 주시하는 실업자 1명당 구인건수 배율은 1.7을 나타냈다.

미 경제를 둘러싼 경기침체 우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해고 소식에도 수요가 공급을 훨씬 웃도는 노동시장 과열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처럼 노동시장 과열이 지속될수록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Fed의 전쟁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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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과열된 노동시장은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사이클이 예상보다 더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구인난 속에 기업들이 잇달아 임금을 올리며 임금발(發) 인플레이션 압력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식지 않는 고용지표, 왜

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공개된 미국의 11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ADP 전미 고용보고서, 주간 신규실업 수당 등 주요 고용지표들은 Fed의 긴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뜨거운 노동시장을 확인시켜준다.

지난해 말 민간 부문 고용 증가율은 시장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고,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미국인 수도 14주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Fed가 노동시장 과열을 판단하기 위해 주시하는 실업자 1명당 구인건수 배율은 1.7을 나타냈다. 이는 실업자 1명 당 1.7개의 빈 일자리가 있다는 뜻이다.

미 경제를 둘러싼 경기침체 우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해고 소식에도 수요가 공급을 훨씬 웃도는 노동시장 과열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빅테크에서 해고된 근로자 79%가 3개월 내 재취업에 성공할 정도로 미국 내 고용수요가 탄탄하다고 보도했다.

제조업, 금융업 분야에서 해고된 인력을 서비스업종에서 빠르게 흡수하는 분위기도 확인된다. ADP 보고서에서도 제조업, 금융업의 일자리가 줄어든 반면 레저, 접객업을 비롯한 서비스산업에서만 21만3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WSJ는 또 다른 기사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노동시장 활황기에도 한 달 평균 180만건의 정리해고가 있었다. 지난해 11월은 이보다 적은 140만건"이라며 "아직 침체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이크 로웬가르트 모건스탠리 팀장은 "예상을 상회하는 민간급여, 실업수당 지표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탄력적이라는 증거"라며 "앞으로 고용지표가 눈에 띄게 둔화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힘 실리는 긴축

다만 이처럼 노동시장 과열이 지속될수록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Fed의 전쟁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Fed는 과열된 노동시장이 임금 상승을 부추겨 고물가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Fed가 조만간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하반기 중 피벗(pivot·방향 전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여전하다. 하지만 이처럼 노동시장이 식지 않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잇따라 공개될 경우 Fed로선 추가 긴축 행보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통화정책 기조의 핵심이 ‘미국인들의 임금상승률’이 될 것이란 분석도 쏟아진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최근 발언들에서도 임금상승률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재 5~6%대인 평균 임금인상률이 3.5% 이하로 낮아져야 Fed의 물가 안정 목표치 2%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게 Fed의 판단이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여전히 할 일이 많다"며 금리가 5%대에서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역시 한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은 미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역풍"이라며 "물가 목표치 2% 달성 의지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6일에는 Fed가 주시하는 비농업 일자리, 실업률, 평균임금 등이 포함된 12월 고용보고서가 공개된다. 월가에서는 비농업 신규 일자리가 20만명 증가해 전월보다 둔화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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