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문 정권 탓? 주호영 "7-8개월 안된 정부, 무인기 대비할 방법 없어"

곽우신 2023. 1. 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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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의혹 제기 김병주 의원도 공격 "그 정도 신통력이면 교육에 여생 바쳐라"

[곽우신, 남소연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집권한 지 7~8개월밖에 안 된 정부는 (무인기를) 대비할 방법이 없다."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할 당시 대통령 관저 등이 포함된 비행금지구역(P-73)까지 접근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며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집권여당은 제1야당과 문재인 정권을 향해 연신 화살을 돌리고 있다. 군 당국의 대응 미비는 물론, '거짓말' 논란까지 겹치며 야권의 집중공세가 이어지자, 문재인 정권의 책임을 강조하며 반격하는 모양새이다.

주호영 "무인기 대비책,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더불어민주당과 김병주 의원의 태도를 지적해야 한다"라며 "무인기가 이번에 처음 넘어온 것도 아니고, 2017년 6월에 37일간 우리나라를 휘젓고 다녔다. 성주 사드기지를 정찰했는데도 문재인 정권은 침투 사실도 파악 못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무인기 침투는 하루아침에 대비책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대응책 마련에 수 년이 걸린다"라며 "이 시점에서 (대응에) 실패해도 집권한 지 7~8개월 안 된 정부는 대비할 방법이 없다"라는 논리를 펼쳤다. "무인기 대비에 문제가 있었다면, 대부분의 책임은 문재인 정권에서 소홀히 한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또한 "더욱이 김병주 의원은 문재인 정권 시절 승승장구한 4성 장군 출신이다. 그 이후 바로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이 됐다"라며 "무인기 사태 대비에 김병주 의원의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다"라고 처음 의혹을 제기한 김 의원을 공격했다. "본인 집권 시절 북의 평화위장쇼에 속아 군 전체 훈련도 안 하고 정신상태를 무장해제한 정권, 그 정권의 핵심인 사람이 무슨 뭐 큰 거 한 건 잡았다는 듯이 이렇게 국방의 무능을 지적하는 건 제 얼굴에 침 뱉기"라는 비난도 이어졌다.

주 원내대표는 "더욱이 이번에 어떤 과정을 통해 비행금지구역 침범사실을 알게 됐는지도 의문으로 남아있다"라며 "군 당국 내에서도 확인 못했는데, 군 내부서 비밀정보를 입수했는지 다른 쪽으로 입수했는지 밝혀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자신에게 화살이 돌려지자 30분만 투자하면 누구나 유추할 수 있다고 반박했지만, 주 원내대표는 "30분 연구해서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라고 맞섰다.

성일종 "30분 만에 손으로 그리면 알 수 있다? 신통력인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성일종 정책위의장.
ⓒ 남소연
 
이날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많은 여당 인사들은 이 문제에 화력을 집중했다. 성일종 정책위원회 의장은 "민주당의 안보정치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라며 "북한 무인기 도발에 대한 정치공세에 앞서 민주당이 먼저 해야 할 일은 대한민국 안보를 무너뜨리고 망쳐놓은 것에 대한 사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2017년 문재인 정부 당시 북한의 무인기 침범 사건을 언급하며 "당시 김병주 의원이 3군단장이었는데 뭘 했는지 되돌아보길 바란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은 오히려 9.19 군사합의를 통해서 군사분계선 15km 이내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고, 5km 이내의 사격조차 금지시켰으며 모든 훈련은 중지되었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GP를 헐고 DMZ 영공을 스스로 무력화했던 정권의 사람들이 서울에 출현한 북한 무인기에 대해 낯 뜨거운 정치비난 공세를 하고 있다"라며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4성 장군 출신이라는 신뢰도를 앞세워 대한민국의 안보불안에 선봉장으로 나선 느낌"이라고도 날을 세웠다.

그 역시 "한 개인이 지도에서 30분 만에 그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국방은 과학이다"라며 "김병주 의원은 30분 만에 손으로 그려보면 알 수 있다고 했는데, 대체 그 신통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30분 만에 알 수 있는 신통력이 있다면 수십 대의 장비가 필요 없게 됐다"라며 "그 정도의 신통력이 있다면 국회의원보다는 우리 전군을 교육시키는데 남은 여생을 바치시는 것이 오히려 더 값진 일일 것"이라고도 비꼬았다.

김석기 사무국장은 "북을 폭주하게 만든 장본인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대북안보태세 지적하며 건수라도 잡았다는 듯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라며 "후안무치"라고 날을 세웠다.

한기호 "김정은과 문재인 책임... 책임자 자르면 김정은이 박수 칠 것"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경기도 과천시 방위사업청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의 방위사업청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의원은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9.19 군사합의에 의한 비행금지구역을 무인기가 넘어온 점을 지적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 책임이다"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정권이 바뀌든 안 바뀌든 국가안보태세는 항상 똑같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똑같지 않다. 통수권자가 생각이 다른데 어떻게 똑같은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2018년도부터 자그마치 2023년도까지 근 5년 동안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됐으니까 이 안에 있는 방공레이더 그리고 대공포 병사들은 5년 동안 모른 거다"라며 "이렇게 무장해제를 누가 시켰느냐?"라고 물었다. 문재인 정권을 거치며 군의 안보 태세가 해이해졌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날 "(북한의 무인기가 레이더를 피해 비행금지구역에) 들어올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우리의 레이더가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근근이 간간이 (레이더에) 잡힌 것들을 모아서 결국은 최종적으로 항적 위치까지 뽑아낸 것만으로도 저는 상당히 잘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사건의 책임자가 어떤 종류의 책임을 져야 하는지 묻는 말에도 "책임을 물어서 자른다고 치자. 누가 제일 좋아할까?"라며 "김정은이가 박수 치고 아마 파티까지 열지 않을까 싶다"라고 반발했다. "무인기를 보내서 이렇게 한 번 하니까 사그리 (우리) 군 수뇌부가 잘렸다 (북한 입장에서) 얼마나 좋은가. 정말로 작전이 성공한 것"이라며 "북한에서 박수치고 좋아할 일을 하자는 게 지금 맞느냐?"라는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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