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IT만 있나요?… CES 출격 나선 K-헬스케어
롯데·SK 등 대기업도 헬스케어로 도전장
DTx·전자약·AI 등 업체도 부스 마련해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3이 5일(현지시간) 드디어 막을 올렸다. 전자·IT 전시회로 통용되는 명칭처럼 CES의 주류는 가전, IT 등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헬스케어 산업이 CES의 주축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에서도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업체들이 CES를 찾아 새로운 기회 모색에 나선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CES에서는 전시회에 앞서 출품작들을 평가해 선정하는 '혁신상'에 처음으로 '디지털 헬스' 부문이 신설된 데 이어 본 행사에서도 주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에 디지털 헬스 섹션을 새롭게 마련하는 등 헬스케어 산업의 비중이 커지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는 다소 생소했던 행사인 CES에도 다양한 업체들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설립됐지만 구체적인 활동은 없었던 롯데헬스케어는 CES라는 대형 행사를 통해 처음으로 본격적인 사업 내용을 공개한다.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이 그 주인공이다. '퍼즐을 맞추듯 흩어져 있는 건강 정보를 모아 고객의 건강 생활을 향상한다'는 의미를 담아 개인에 맞는 진단과 추천을 통해 구매까지 이어지는 헬스케어 전문 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미 테라젠헬스와 유전자 분석 검사 체계 구축, 온택트 헬스와 진단 알고리즘을 위한 협업에 나선 상태로 오는 4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으로 8월께 본격적인 론칭에 나설 예정이다.
'글로벌 헬스케어 톱10'이라는 비전을 걸고 디지털 헬스케어로의 진출을 선언한 SK바이오팜도 웨어러블 기기 '제로 글래스'·'제로 와이어드'·'제로 헤드밴드'·'제로 이어버드'·'제로 헤드셋' 5종을 선보인다. 웨어러블로 환자의 뇌파, 심전도, 움직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를 분석해 뇌전증 발작 발생을 감지하고 질환 관리를 도움으로써 뇌전증 환자의 발작 완전 소실(Zero Seizure)을 목표로 한다. 올해 중 제로 와이어드를 시작으로 본격적 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와의 시너지도 노린다는 구상이다.
'1호 디지털치료기기(DTx)' 승인이 곧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DTx 업계에서도 대거 CES에 참여한다. 게임을 통해 인지력을 강화하는 DTx '스타러커스'를 개발 중인 이모티브는 스타트업 특화 전시장 유레카파크에 부스를 마련하고 홍보에 나섰다. 라이프시맨틱스도 유레카파크에 호흡 재활 DTx '레드필 숨튼'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현지에 참석한 김기민 이모티브 기획운영팀장은 "창업진흥원이 마련한 K-스타트업 통합관 참여 기업 50여개 중 3분의 1 정도가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일 정도"라며 "개인의 특징을 파악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체험을 직접 재미있게 해볼 수 있게 꾸려진 곳이 많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외에도 경도인지장애(MCI) DTx '슈퍼브레인'의 로완이 유레카파크에 부스를 차렸고, 근골격계 질환 DTx '모라'의 에버엑스, 범불안장애 DTx '앵자이렉스'의 하이 등도 LVCC 노스홀에 CES에서 부스를 마련해 홍보 활동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C랩' 스핀오프 기업인 룰루랩은 '프리미엄 루미니SDK'를 필두로 루미니 키오스크, 스마트 미러 등 다양한 인공지능(AI) 피부 분석 솔루션을 전시하고 이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존도 운영한다. 유상욱 룰루랩 기술책임자(CTO)는 “루미니 SDK에 적용된 기술은 올해 CES 2022에서 혁신상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탄생한 차별화한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피부 분석 시장 장악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전자약 플랫폼 기업 와이브레인도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 편두통 전자약 '두팡', 스트레스 전자약 '폴라' 등을 선보인다. 특히 마인드스팀은 FDA에 드 노보(De Novo) 승인을 신청한 상태로 이번 CES를 계기로 미국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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