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소적인 김연경 “다음 감독님 오셔도 신뢰가…” 흥국생명 파행의 전주곡

김태훈 2023. 1. 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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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구단)는 말을 잘 듣는 감독님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나. 다음 감독님 오신다고 해도 신뢰할 수 있는 부분이(있을지 모르겠다)..감독이 누구를 위해 선임되고 경질되는지 잘 모르겠다."'배구 여제' 김연경이 뱉은 말을 들으면 흥국생명의 파행을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김연경은 취재진 앞에서 "회사(구단)는 말을 잘 듣는 감독님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나. 다음 감독님 오신다고 해도 신뢰할 수 있는 부분이(있을지 모르겠다)..감독이 누구를 위해 선임되고 경질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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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홈경기 승리 후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서 날선 비판
'윗선 개입' 의혹에 대해 "사실이다" 밝히며 선수-구단 갈등 수면 위로
선수들로부터 신뢰 잃은 구단, 새 감독 와도 분위기 수습 쉽지 않을 듯
김연경 ⓒ KOVO

"회사(구단)는 말을 잘 듣는 감독님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나. 다음 감독님 오신다고 해도 신뢰할 수 있는 부분이(있을지 모르겠다)..감독이 누구를 위해 선임되고 경질되는지 잘 모르겠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뱉은 말을 들으면 흥국생명의 파행을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흥국생명은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2-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홈 GS칼텍스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1-25, 25-19, 25-18, 21-25, 15-10)로 이겼다.


갑작스러운 감독 경질 사태 여파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코트에서 만큼은 집중력을 유지했다. 36득점 올린 옐레나와 쌍포를 이룬 김연경은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와 함께 22점(블로킹 4개)을 찍으며 기어이 3연승을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승점44)은 1위 현대건설(승점48)을 승점4 차이로 추격했다.


경기에 앞서 3라운드 MVP를 수상하고도 밝지 않았던 김연경은 코트에서 뛸 때 만큼은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불어넣으며 환호했다. 승리 후 ‘행복배구’ ‘팬들은 선수들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라는 클래퍼를 들고 응원한 팬들에게 밝게 인사한 김연경의 표정은 코트를 벗어나자 다시 굳어버렸다.


이날 이긴 것이 놀라울 만큼 흥국생명의 현재 팀 분위기는 최악에 빠져있다. 관중동원 1위에 오를 만큼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마지막 게임에서 ‘1강’ 현대건설까지 잡으며 우승 발판을 마련했던 흥국생명에서 지난 2일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흥국생명은 구단주 이름을 넣은 보도자료를 내고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했다. 김여일 단장도 동반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사퇴'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선수들과 팬들은 “(순항하고 있는 팀에서 나온)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다”라며 반발을 넘어 분노했다.


김연경 ⓒ KOVO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경기 후 김연경은 취재진 앞에서 “윗선의 선수 기용 개입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경기에 앞서 ‘윗선 개입’에 대해 취재진 앞에서 “선수 기용이 아니라 팀 운영에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로테이션 문제가 있었는데 의견이 맞지 않았다. 그 부분에서 갈등이 있었던 것 같다”는 신용준 신임 단장의 해명을 뒤집는 발언이다.


권순찬 경질 사태로 선수들과 구단 사이가 벌어진 가운데 개입설에 대해서도 선수들이 “설이 아니다. 사실이다”라고 말하면서 관계는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감독이 온다고 해도 수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연경은 취재진 앞에서 "회사(구단)는 말을 잘 듣는 감독님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나. 다음 감독님 오신다고 해도 신뢰할 수 있는 부분이(있을지 모르겠다)..감독이 누구를 위해 선임되고 경질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내정된 차기 감독 이름이 나오고 있지만, 이미 선수들 사이에서는 반대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상황에서는 신뢰를 잃은 구단과 선수들의 갈등 구도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파행의 전주곡이 켜진 가운데 힘겨웠던 지난 2년을 보내고 다시 일어선 흥국생명이 올 시즌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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