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 GPT 검색엔진 나온다...20년 구글 아성 흔들리나
검색 시장 85% 장악한 구글에 도전
전문가 "구글 독점 끝났다" VS "특화 영역 달라"
[아시아경제 최유리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검색엔진 빙에 '챗 GTP'를 적용한다고 밝히자 검색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사람처럼 똑똑한 AI로 구글의 독점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20여년간 세계 1위 검색 서비스 자리를 지켜 온 구글의 아성을 흔들 것이란 이야기다. 반면 정확도의 한계로 기존 검색엔진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일 미국 IT 전문매체 더인포메이션 등 외신은 MS가 챗 GPT를 적용한 빙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르면 오는 1분기 안에 새 버전의 빙을 선보일 계획이다. 챗 GTP는 세계 최대 AI 연구소 오픈 AI가 개발한 대화형 AI다. 인류상 가장 똑똑한 AI라 평가받는 GPT-3 성능에 자연스러운 대화 능력을 더했다. 질문을 올리면 실시간으로 답변을 해준다.
MS가 챗 GPT를 활용하는 것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2019년 오픈 AI에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한 후 협업을 이어왔다. MS는 오픈 AI가 GTP 모델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고 GPT-3 독점 사용권을 얻었다. 이를 클라우드 서비스와 결합해 기업 고객에게 제공했다. 최근에는 오픈 AI의 '달리-2'를 빙에 적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달리-2는 글을 그림으로 바꿔주는 이미지 생성 AI다.
챗 GPT 검색엔진이 나오면 구글과 전면전이 벌어진다. 검색 시장에서 점유율이 10배나 높은 구글의 아성에 도전하는 것이다. 글로벌 검색 시장에서 구글 점유율은 84.7%로 독점에 가깝다. 다음은 빙(8.6%), 야후(2.5%), 얀덱스(1.4%), 바이두(0.6%) 순이다.
일각에선 챗 GPT가 구글을 뛰어넘을 것으로 본다.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가장 정확한 답만 보여주기 때문이다. 검색 효율성이 높다는 얘기다. 질문에 답이 될 만한 여러 선택지를 보여주는 구글과 다른 점이다. 이전에 말한 내용을 기억하는 것도 챗 GPT의 강점이다. 이 때문에 질문 의도에 더 근접한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외국인에게 추천할 만한 서울 관광지'를 검색하면 구글은 연관된 내용이 있는 문서들을 보여준다. 사용자는 이를 보고 검색 의도에 가까운 정보를 선택해야 한다. 반면 챗 GPT는 '창덕궁, 서울숲 등이 있다'고 곧바로 답한다. 이어 '추천한 관광지 중 서울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물으면 답을 찾아준다. 이전 검색 결과와 상관없이 새로운 정보를 나열하는 구글과 다른 점이다.
구글 출신 한 개발자는 "챗 GPT는 필요한 정보를 찾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며 "구글이 야후를 끌어내렸던 것처럼 검색시장을 흔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시장 판도를 바꾸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확도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이유에서다. 챗 GPT는 학습한 내용에 오류가 있거나 편향된 정보가 있으면 잘못된 답을 내놓을 수 있다. AI 특성상 학습에 시간이 걸려 최신 정보를 바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도 한계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윈도 체제를 개발했다고 하거나 대한민국 대통령을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 답하는 식이다. 거짓된 정보를 사실처럼 그럴듯하게 꾸며내 악용 가능성도 있다.
대신 챗 GPT가 강점인 전문 영역에서 파이를 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얀덱스가 이미지 검색에 특화된 것처럼 서로 다른 강점이 있다"며 "구글이 일반 검색에 쓰인다면 챗 GPT는 코드 짜기, 학술 논문 요약 등 보다 전문적인 영역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은 고민에 빠졌다. 일단 챗 GTP에 대해 심각한 위기를 경고하는 '코드 레드'를 발동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전략 회의에서 챗 GTP가 검색 엔진 사업에 줄 수 있는 위협을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구글도 AI 기술이 있지만 기존 검색 광고 중심의 수익모델을 흔들 수 있어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W)에서 돈을 버는 MS가 검색에 얼마나 과감한 투자를 할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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