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돌연 '36시간 휴전' 명령…바이든 "한숨 돌리려는 시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군에게 6일 정오(이하 현지시간)부터 돌연 36시간 휴전 명령을 내렸다. 군인들이 러시아 정교회의 크리스마스를 기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숨 쉴 틈이 필요한 것 같다며 평가절하했다.
5일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가진 뒤 관련 질문에 “푸틴이 얘기하는 것에 대해 대응하기가 꺼려진다”면서 “그는 산소를 찾으려 노력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그는 흥미롭게도 12월 25일(크리스마스)과 새해에도 병원과 유치원, 교회를 폭격하려고 했었다”고 언급하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앞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자국 군인들에게 36시간 동안의 휴전을 명령했다. 이는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총대주교의 크리스마스 휴전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앞서 이날 키릴 총대주교는 오는 6∼7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하고 크리스마스를 기념할 것을 촉구했다.
키릴 대주교는 이날 “전쟁 당사국이 6일 낮 12시부터 7일 밤 12시까지 휴전을 하고 정교회를 믿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교회는 기독교나 가톨릭의 성탄절보다 13일 늦은 1월7일을 성탄절로 기념한다.
아울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러시아 측이 휴전을 선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크렘린궁은 “정교회를 믿는 많은 시민이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휴전을 선언한 것”이라며 “그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예배에 참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로 전면적인 휴전을 군에 명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12월25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러시아군 철수를 제안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거부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푸틴의 휴전령에 대해 위선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외국의 영토를 공격하거나 민간인을 숨지게 하지 않고 우리 영토내 점령군만 공격한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점령지를 떠나야 일시적 휴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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