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효과 1조"…순천만·태화강 따라하기, 국가정원 23곳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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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너도나도 정원 조성…23곳 지정 추진
충북 충주시는 금릉동 세계무술공원 일원에 ‘탄금대 국가정원’을 추진 중이다. 남한강 변에 있는 탄금대와 세계무술공원, 탄금호 용섬 일대(50㏊)를 시민 참여형 정원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충주 국가정원 조성을 충북지역 국정과제로 채택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충주시는 관광산업 부양과 정원 조성에 따른 일자리 창출, 도시 이미지 개선을 이유로 국가정원 지정을 원한다. 충주시는 지난해 7월 시청에 정원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시민참여단 1000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국가정원 조성을 촉구하는 5만여명의 서명부를 기획재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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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첫 국가정원 계기, 충북·강원·전북 가세
전국에 정원 조성 바람이 불고 있다. 2014년 문을 연 전남 순천만 국가정원을 계기로 대형 정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관광을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다. 충주를 비롯해 강원 춘천시와 정선군, 전북도 등 전국 23곳에서 국가정원 지정을 추진 중이다. 최근 2~3년 새 지역 특색을 살려 지방정원을 만드는 자치단체도 부쩍 늘었다.
5일 산림청에 따르면 순천만과 울산 태화강에 만든 국가정원 2곳 외에 경기도 양평 세미원과 전남 담양 죽녹원, 경남 거창 창포원 등 지방정원 5곳이 등록돼 있다. 국가정원은 규모가 30만㎥ 이상인 정원을 말한다. 수목과 조형물, 녹지를 배치해 주제별 정원을 만들고 시민들이 직접 가꾸기에 참여할 수 있다. 수목유전자원 보호를 목적으로 세운 수목원과 달리 공원 기능이 더 확대된 개념이다. 정부가 직접 조성하거나 3년 이상 운영한 지방정원을 심사해 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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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환경 복원, 온실가스 흡수 효과도
현재 전국 40곳서 지방정원 조성이 한창이다. 이 중 31곳(77%)은코로나19가 확산한 2019년 이후 첫 삽을 뜬 곳이다. 법인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민간정원 88곳 중 76%(67곳)가 2019년 이후 등록된 곳이다.
전남의 한 민간정원 대표는 “국가·지방정원이나 민간정원이 많이 생기면서 수요가 분산되긴 했지만, 정원에 대한 관심이 폭증한 건 사실”이라며 “봄에 장미를 심고, 여름엔 유럽 수국을 심는 등 관람객의 관심에 맞춰 계절별로 정원을 꾸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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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탄금대, 정선 가리왕산 “지역명소화 도움”
‘죽음의 강’으로 불렸던 태화강은 정화 사업을 거쳐 은어·연어·고니 등 동식물 1000종이 서식하는 ‘생명의 강’으로 부활하면서 2019년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주제정원 30개를 보유한 태화강국가정원에서는 사계절 내내 다양한 행사 등이 열린다.
지난해 5월에는 꽃양귀비·작약·수레국화·안개초 등 5종 6000여만송이 꽃을 감상하는 ‘봄꽃축제’가 열렸고, 10월 ‘가을축제’가 마련돼 노란 국화와 코스모스, 실개천의 은빛 억새 등을 보기 위해 20만명이 몰렸다. 장태훈 울산시 태화강국가정원과 과장은 “시민들에겐 휴식처를, 타 지역민들에게는 관광 명소를 제공해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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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성, 자생식물 분포 고려해 특화해야”
세종시는 국립수목원과 중앙공원, 녹지공간이 어우러진 ‘정원 도시’를 준비 중이다. 국제 정원도시 인증을 받고, 2025년 국제 금강정원박람회를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되면 정원도시 기반이 마련될 뿐만 아니라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윤영조 강원대 생태조경디자인학과 교수는 “정원이 가진 친화력과 접근성, 아름다움에 대한 대중의 욕구, 비대면으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장점 덕에 전국적으로 정원 붐이 일고 있다”며 “정원 문화가 형성되지 않은 곳에서 무작정 정원을 조성하면 지속성을 갖기 힘들다. 지역이 갖는 고유한 역사나 자생식물 분포, 작가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면밀히 고려해 조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충주·정선·울산·순천=최종권·박진호·백경서·황희규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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