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통 체납고지서 의문… ‘20대 빌라왕’ 배후·공범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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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숨진 20대 빌라왕의 배후세력·공범 의혹 등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으면 좋겠습니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5일 '27살 빌라왕' '청년 빌라왕' 등으로 알려진 송모(여)씨 배후의 공범 여부 등 수사 개시 직후 피해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같이 말했다.
경찰과 피해자들은 송씨 배후에 공범 또는 배후세력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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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빌려준 ‘바지임대업자’ 무게
임차인들 “명명백백 밝혀지길”
“인천에서 숨진 20대 빌라왕의 배후세력·공범 의혹 등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으면 좋겠습니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5일 ‘27살 빌라왕’ ‘청년 빌라왕’ 등으로 알려진 송모(여)씨 배후의 공범 여부 등 수사 개시 직후 피해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최근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송씨로 인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임차인들이다.
송씨는 전세보증금만으로 주택을 사들이는 무자본 갭 투자를 통해 인천 미추홀구와 부평구 일대 빌라·오피스텔 수십채를 보유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된 곳만 50여채에 이른다. 그러나 송씨는 돌연 지난달 12일 세 들어 살던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숨졌다. 경찰은 당시 송씨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는 유족 증언 등을 토대로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5일 기자가 찾은 송씨 빌라 우편함 위로는 여전히 미추홀·부평구와 경기 부천시 등이 발송한 재산세 체납세액고지서 80여통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경찰과 피해자들은 송씨 배후에 공범 또는 배후세력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송씨가 무자본으로 주택 수십채를 보유한 것으로 미뤄 그가 명의만 빌려준 ‘바지임대업자’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피해자 A씨는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돈을 빌리지 않고 집을 수십채 보유했다는 송씨에게 전세보증금을 떼먹은 뒷배가 있다는 의심이 든다”며 “다른 피해자 20여명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송씨 사망 직후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걱정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임대인이 숨질 경우 전세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HUG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는 데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HUG의 대위변제를 위해서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해야 하지만, 임대인이 사망하면 상속 절차를 포함한 초기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피해자 B씨는 “지난해 오피스텔 전세 계약을 맺고 한 달여 뒤 소유자 명의가 송씨로 변경된 것을 확인했고, 당시에는 아무 의심 없이 지내다가 송씨가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어 매일 잠을 설치고 있다”고 호소했다.
등록임대사업자였던 송씨는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임대보증금보증보험조차 들지 않았다. HUG는 송씨 관련 전세보증금 피해가 최대 1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 관련 전세보증금 피해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배후세력 또는 공범 유무를 중점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글·사진 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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