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왕’ 양동근 “20년 만에 내 연기 보며 울었습니다”

최예슬 2023. 1. 6.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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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양동근은 배우이면서 아빠였다.

왓챠 시리즈 '사막의 왕'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죽음을 앞두고 딸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아빠였다.

그는 "20년 만에 내 연기를 보면서 울었다"고 말할 정도로 감명을 깊게 받은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런 동현도 딸 앞에서는 한없이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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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두고 딸과 마지막 시간 보내는 아빠 역할
왓챠 시리즈 ‘사막의 왕’에서 출연 중인 양동근(왼쪽 두 번째)과 배우들. 양동근은 ‘사막의 왕’에서 죽음을 앞두고 딸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아빠 역할을 맡았다. 왓챠 제공


배우 양동근은 배우이면서 아빠였다. 왓챠 시리즈 ‘사막의 왕’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죽음을 앞두고 딸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아빠였다. 그는 “20년 만에 내 연기를 보면서 울었다”고 말할 정도로 감명을 깊게 받은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사막의 왕’은 ‘D.P’로 유명한 김보통 작가가 집필하고 연출에 참여한 블랙 코미디다. 사람들이 돈(자본)을 대하는 삶의 방식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과연 인생에서 돈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양동근이 맡은 동현이란 인물은 대기업 문팰리스에 다닌다. 그가 속한 팀의 이름은 거창하다. ‘메타버스 유비쿼터스 NFT 디지털 컨버전스 딥러닝 빅데이터 태스크포스’라는 온갖 미래 산업 용어는 다 들어가 있다. 하지만 정작 사원들은 A4 용지에 동그라미, 세모 따위를 그리는 의미 없는 일을 매일 반복한다. 동현은 영혼 없이 시키는 일을 한다. 돈만 주면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 따위는 상관없었다.

그는 혼란스러워하는 신입사원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왜’라고 생각하지 마. 까놓고 말해서 우리 그냥 돈 받고 몸 파는 처지잖아. 오늘 하루치 일당 받은 만큼 오늘 하루 니 인생 상납하면 되는 거야.”

하지만 그런 동현도 딸 앞에서는 한없이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세상 평범한 아빠의 모습이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죽기 전까지 12시간이 주어졌을 때 그는 머리에서 흐르는 피를 닦으며 딸의 학교로 엑셀을 밟는다. 지난달 26일 화상으로 만난 양동근은 “사무실에 있었을 때 동현은 로봇 같은데 자식 앞에서는 여느 아빠와 다름없이 환하게 웃는다”며 “아빠들 마음은 다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현이 죽음을 앞두고 딸을 찾아가서 한 일은 함께 놀이공원을 가는 것이었다. 일 때문에 바쁘다는 이유로 딸과 마음껏 놀아주지 못한 걸 아쉬워했다. 양동근은 “촬영 전에도 대본을 보면서 울컥울컥했다”며 “자식을 먹여 살리려고 일하는데 정작 그 일 때문에 아이랑 놀아주지 못한 것에 대한 부모의 미안한 마음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사실 동현이라고 하고 싶은 일이 없었을까. 지금은 무의미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삶에 멈춰있지만 그도 꿈이 있었을 테다. 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 아이를 키워야 하니까 의미 없는 일도 영혼을 비우고 해낸다.

‘가장’ 양동근도 비슷했다. 그는 지난해 SBS ‘치얼업’과 디즈니 플러스 ‘커넥트’, MBC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 왓챠 ‘사막의 왕’까지 네 작품에서 얼굴을 비췄다. 올해도 디즈니 플러스 ‘무빙’에 출연한다. 다작의 이유는 아이들이었다. 그는 세 아이의 아빠다.

“세상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사람이 그렇게 많진 않은 것 같아요. 저조차도 연예인을 하면서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영혼을 팔고 이러고 있나’하는 생각도 해봤죠. 돈을 벌어야 하는 목적은 저마다 다를 거예요. 저도 요즘 정말 일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애들이 많아서 일을 많이 해요. 대본 안에 그려진 동현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보고 반가워서 끌렸어요.”

남이 보기엔 의미 없는 일이지만 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한 행위로 본다면 세상 어떤 것보다 의미 있는 일이라고도 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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