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심장부 뚫리고도 몰랐다는 軍, 확 뜯어고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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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서울 상공에 침투한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경호를 위한 비행금지구역(P-73)까지 침범했다고 군이 5일 밝혔다.
무인기를 원격 조종한 북한군이 이 장관 얘기를 듣고 얼마나 웃었겠나.
민간인 신분인 국회의원이 처음부터 파악할 수 있었던 사실을 온갖 감시자산을 운용하는 군에서 열흘 뒤에야 확인했다는 점은 석연치 않다.
서울 방공망을 유린한 건 북한 무인기였지만, 군은 무인기가 돌아간 뒤 열흘간의 행태를 통해 더 처참하게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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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서울 상공에 침투한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경호를 위한 비행금지구역(P-73)까지 침범했다고 군이 5일 밝혔다. 이런 일이 열흘 지나서야 ‘뒤늦게’ 밝혀진다는 사실 자체가 납득되지 않는다. 가능성은 두 가지다. 가장 예민하게 감시돼야 하는 심장부에 적기가 날아든 것조차 몰랐을 만큼 군이 철저히 무능하거나, 늘 그랬듯이 대비태세에 뚫린 구멍을 은폐하고 넘어가려다 야당 의원 등이 근거를 들이밀며 의구심을 거두지 않자 어쩔 수 없이 공개했거나. 군은 ‘무능’을 택한 듯하다. 합동참모본부는 “당시 작전요원들이 레이더에 깜빡이며 포착된 항적을 무인기로 판단하지 않았는데, 전비태세검열실에서 정밀 분석해보니 무인기 항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정말 몰랐고, 그 원인은 작전요원의 오판에 있었다는 것이다.
합참 설명의 진위를 떠나, 이로써 군은 작전 실무진과 지휘부 모두 북한군의 웃음거리가 됐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무인기가) 용산까지 오지 않은 건 확신한다. 단계별로 감시자산에 의해 확인이 된다”고 단언했다. 실무진의 결정적 오판을 사실로 굳게 믿어 장관이 국회에서 “확신한다”고 말할 만큼 군의 감시자산과 대비태세가 허술함을 보여줬다. 무인기를 원격 조종한 북한군이 이 장관 얘기를 듣고 얼마나 웃었겠나.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합참이 제출한 항적 자료를 토대로 사태 초기부터 P-73 침투 가능성을 제기했다. 항적을 구글어스 위성사진에 대비해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군은 “침범하지 않았다” “근거 없는 얘기다”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극구 부인하다 결국 시인했다. 민간인 신분인 국회의원이 처음부터 파악할 수 있었던 사실을 온갖 감시자산을 운용하는 군에서 열흘 뒤에야 확인했다는 점은 석연치 않다. 이런 문제제기가 없었다면 과연 군이 이를 공개했을까 싶다. 은폐와 거짓말의 오랜 습성이 이번에도 작용했던 것은 아닌지 뜯어봐야 한다.
서울 방공망을 유린한 건 북한 무인기였지만, 군은 무인기가 돌아간 뒤 열흘간의 행태를 통해 더 처참하게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허술한 대비태세는 차치하고, 어찌 된 일인지도 파악하지 못해 적의 웃음거리가 되는 국방장관을 보면서 어떤 국민이 군을 신뢰하겠나. 방공망은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 모든 역량을 투입해야 할 이 일에 못지않게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군의 시급한 과제가 됐다. 여당 국방위원이 말했듯, 이번엔 정말 확실히 손을 좀 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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