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당대표 불출마 선언…친윤, 김기현으로 교통정리?

김다영, 박태인, 윤지원 2023. 1. 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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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의원(왼쪽 셋째)이 5일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송파을 신년 회’에서 장제원·배현진·이철규 의원(왼쪽부터)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당권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권성동 의원이 5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친윤계 후보 간 교통정리가 시작됐고,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의 운영 및 총선 공천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당원의 우려와 여론을 기꺼이 수용하기로 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6일 출마 선언을 하려던 권 의원의 이날 불출마는 전격적이었다. 여권에선 “권 의원의 중도 포기가 결과적으로 (다른 친윤계인) 김기현 의원을 돕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최근 권 의원과 김 의원의 관계가 냉랭해진 만큼 권 의원은 “다른 후보들이 어떤 연대를 하는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권 의원 불출마 선언 3시간 뒤 배현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송파을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는 ‘윤핵관’ 장제원·이철규 의원과 친윤계 모임 ‘국민공감’ 소속 의원 30여 명이 모였다. 당초 이 행사는 ▶권성동 의원 출마 선언 하루 전에 ▶친윤계 의원이 다수 결집해 ▶김기현 의원만 특강에 나서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도 행사에 참석하며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행사장에 두 사람은 마이크를 잡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행사 시작 전 김기현·장제원·이철규·배현진 의원 등은 참석자들과 서로 손을 맞잡고 만세하는 사진을 찍었지만, 미처 행사장에 도착하지 못한 안 의원은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나 전 의원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

행사 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진행한 나 전 의원은 “만약에 정말 제가 당권에 도전하게 된다면 당연히 이 직은 내려놔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며 “그 자리(국민의힘 대표)에서 더 크게 (윤 대통령을) 도와드릴 수 있지 않나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설 연휴 전에 출마 여부를 밝힐 계획이다. 나 전 의원은 또 기자회견에서 저출생 대책으로 출산을 할 경우 대출 이자뿐 아니라 원금도 탕감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와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참석했지만 마이크를 잡지 못했다. [뉴스1·뉴시스]

‘수도권 출마론’을 띄운 윤상현 의원은 이날 오후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윤 의원은 “우리 당은 사실상 영남권 자민련이다. 영남에 국한되는 국민의힘이 아니라 수도권에서 이길 수 있는 국민의힘을 만들어 달라”고 외쳤다. 이번 전당대회가 100% 당원투표로 치러짐에 따라 책임당원이 다수 포진한 TK(대구·경북)를 출마 선언 장소로 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 출마론으로 연대 전선을 펴고 있는 안철수 의원은 축전을 보냈다. 윤 의원은 행사 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좀 자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사실상 ‘김장 연대’를 직격하기도 했다.

이번 전당대회의 핵심 키워드는 ‘윤심’(尹心)이다. 당권 주자들이 저마다 “윤심은 나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윤심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 오히려 윤심이 명확하지 않다는 방증 아니겠냐”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침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는데, 대통령실 내부에선 “윤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구미=김다영 기자, 박태인·윤지원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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